[사설]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사법농단 사태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02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사법농단의 전모가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의혹과 관련된 문건 일부를 공개했다. 그동안 사법권 남용과는 무관하다면서 공개하지 않았던 문건 196건은 법원행정처가 협잡과 공작기관처럼 활동해 왔다는 사실, 국민을 '이기적 존재'로 규정하고 계몽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는 사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살펴보면 법원행정처는 군사작전을 펼치듯 각종 국가기관과 국민을 대상으로 공작을 계획하고 실행해 왔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입법로비는 집요했다. 법사위 소속의원 가운데 상고법원 찬성파인 당시 여당 중진의원은 '설득거점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입장 의원 5인과 유보입장 의원 6명을 회유하고 설득하는 공작 계획서를 세웠다. 법사위원 설득전략뿐만 아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강온전략, 대한변협 대응방안, 국회법사위 통과를 위한 '대구법원청사 이전건 활용전략'등 입체적이다. 특히 홍보 전략 중 언론회유 방침은 법원의 문건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언론사에 상고법원제도 도입에 대한 찬성 입장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각종 기사를 게재하는 방안이다. 이같은 발상은 국민여론을 조작하겠다는 음험하고도 위험스러운 공작이었다.

사법농단은 삼권분립의 헌법가치를 훼손한 사건이다. 실행되었다면 중대한 실정법 위반행위이지만 이를 기획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법원행정처 계획 가운데 의원입법 발의, 공청회는 실행된 것이다. 반대파인 야당의원을 압박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방침도 계획대로 이뤄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법농단의 실체는 낱낱이 규명되어야 한다. 국가 운영의 근간인 법제도,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사법농단의 실체 규명 의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로 법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의혹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세 차례나 기각했다. 셀프조사, 셀프 재판으로 해결하기에는 사안이 엄중하다. 사법부 불신이 증폭된 시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는 물론 재판에 대한 공정한 판결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엄정한 검찰 수사와 법원의 '적극적 협조'를 촉구한다. 국회는 공정한 판결을 위해 특별재판부제를 포함한 대책을 논의하기 바란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