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쏟아지는 '청년 맞춤형 정책' 현주소

"나만 몰랐나" "자격이 안돼"… 마냥 웃지 못하는 청년들

김성주·강기정·신지영 기자

발행일 2018-08-03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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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에서

저소득 주거복지 향상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뜨거운 관심
전·월세 저금리 대출·군복무자 구직 목적 청원휴가도 시행

# 현실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 많아 대부분 청약통장 가입 못해"
청년구직지원금·취업성공패키지 아느냐고 묻자 고개 저어

# 앞으로는

경기도 청년배당·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면접수당 등 계획
제한적이지만 '보편적 복지'로 방향 전환… 수혜자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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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1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0위권에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이 올랐다.

경기도가 실시하는 '일하는 청년통장' 역시 매 모집시기마다 실시간 검색어 1·2위를 다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자리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열악한 환경에 놓인 청년들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경기도, 각 시·군들이 앞다퉈 청년 맞춤형 지원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각종 혜택들로 눈길을 끌고 일부 정책은 많은 관심을 받지만, 정책의 홍수 속 여전히 다수의 청년들은 이렇다할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역시 현실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정책의 벽이 너무 높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6·13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체제가 시작된 경기도에선 청년배당 등 새로운 청년 지원 정책을 준비 중이다.

이제까지 실시해온, 그리고 앞으로 실시할 예정인 정부·경기도의 주요 청년 지원 정책을 소개하는 한편, 이에 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 편집자 주

슈퍼남

# 쏟아지는 청년 정책

최근 며칠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정책 중 하나는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이다. 지난달 31일 출시 전부터 각 은행마다 문의전화가 몰리기도 했다.

국토교통부가 저소득 청년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해 마련한 상품으로, 기존 청약통장보다 우대금리가 적용돼 2년 이상 유지하면 최고 금리인 3.3%를 받을 수 있다.

만 19~29세 연 소득 3천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만 가입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연령 상한이 34세 이하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남성의 경우 병역 기간이 인정된다.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했더라도 전환할 수 있다.

청약통장 출시 하루 전날인 30일에도 정부는 지난해 말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한 만 34세 이하 연 소득 3천500만원 이하 청년에게 전·월세 보증금 1억원 이하 주택에 5천만원까지 4년간 연 1.2% 고정금리로 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국방부 역시 지난 1일 군 복무 청년들에게 구직 목적의 청원 휴가 2일을 보장하고 자기개발·온라인 수강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도 중소기업 등에 새로 취업한 청년이 2년간 근무하면서 3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기업이 각각 금액을 보태 1천600만원의 만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의 지원책을 실시 중이다.

대학생·신혼부부·사회초년생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과 구직 청년을 위해 직업 훈련·취업 알선·일자리 상담 등을 제공하는 '취업성공패키지' 등도 이미 실시 중이다.

정부 뿐 아니라 경기도도 최근 몇년간 별도의 예산을 들여 다양한 청년 정책을 시행해왔다. 경기도내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저소득 청년이 매달 10만원을 저축하면 경기도가 동일한 금액을 3년간 적립해주는 '일하는 청년통장'이 대표적이다.

도는 여기에 더해 '일하는 청년통장'의 확장판인 일하는 청년 연금·마이스터 통장·복지포인트 사업도 실시해왔다.

기간·금액을 달리해 자산 형성을 돕거나 복지포인트를 제공하는 게 차이점이다.

구직 청년을 선발해 한달에 50만원씩 6개월간 3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구직지원금' 사업도 실시해왔다. 기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사업인 '행복주택'에 아이를 낳으면 그만큼 임대료 지원 혜택을 주는 '경기도형 행복주택(따복하우스)'도 조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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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1일 출시된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 시중은행에 통장에 대한 안내문이 걸려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정책은 많은데…" 혜택 못받는 청년들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출시 소식에 지난 1일 수원의 한 은행을 찾은 취업준비생 강모(28)씨는 발길을 돌려야했다.

만 29세 이하, 연 소득 3천만원 이하, 무주택 조건을 모두 충족했지만 '세대주'가 아닌 부모와 함께 사는 '세대원'이었기 때문이다.

수원시내 한 은행 관계자는 "청약통장 가입대상인 20대들이 보통 부모 집에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충족해야 하는 가입 조건들이 많다 보니 그런 경우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청약통장에 가입한 윤모(30)씨 역시 "또래 친구들 역시 관심은 많지만 실제 가입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저 하나뿐이었다. 세대원인 경우가 많았는데 대부분 청약통장 가입을 위해 세대주 분리를 하기엔 번거롭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지자체를 막론하고 각종 청년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다수의 청년들이 실제 혜택을 보진 못하고 있다. 정책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알게 되더라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지원자 중 일부만 선발해 탈락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점프남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박모(30·여)씨에게 '청년구직지원금(경기도)', '취업성공패키지(고용노동부)' 등 구직 청년들을 위한 정부·경기도의 정책을 알고 있는지 묻자 "잘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씨는 "분야별로 정책은 이것저것 많은 것 같은데 한번에 볼 수 있는 창구는 없는 것 같다. 포털사이트·SNS 등 실제 청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채널에선 해당 정책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산 등의 문제로 정책이 있어도 일부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것 역시 한계로 거론됐다.

이재명 도지사가 취임한 후 경기도는 청년배당, 군 복무 청년 상해보험 가입 지원,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면접수당 지원 정책 등을 계획 중이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특정 연령·조건에 해당하는 경기도내 모든 청년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배당은 만 24세 청년이 연 100만원,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은 만 18세 청년이 보험료 1개월분에 대한 혜택을 받게 된다.

상해보험 가입은 군 복무 중인 청년, 면접수당은 도내 기업에서 면접을 보는 청년들이 대상이 된다. 제한적이나마 보편적 복지로 청년 정책의 방향을 전환한 가운데 지금보다 더 많은 청년들이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김성주·강기정·신지영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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