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공작

'공식' 따르지 않는 실화… 피말리는 스파이의 세계

강효선 기자

발행일 2018-08-09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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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

1990년대 '흑금성 사건' 영화로 옮겨
북한 최고위층 침투과정 사실적 묘사
김정일 대면장면 등 세트디자인 탁월
액션·총격신 대신 심리전 높은 긴장감
황정민·이성민 등 연기대결 극 이끌어

■감독 : 윤종빈

■출연 :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개봉일 : 8월 8일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37분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영화적 세계로 풀어내 주목을 받아 온 윤종빈 감독이 이번엔 스파이 영화, '공작'으로 돌아왔다.

1990년대 중반, 냉전의 최전선에 있었던 남과 북의 이야기인데, 여지껏 북에서 온 간첩의 이야기가 아니라 거꾸로 북에 잠입한 남측 스파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이용해 새로운 첩보물을 탄생시켰다.

영화는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암호명 '흑금성'으로 활동하며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며 겪는 갈등을 매혹적으로 풀어냈다.

영화 공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파이 영화지만 숨 가쁜 추격전, 화려한 액션신과 총격전 등을 배제했다. 대신 최대한 흑금성 사건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감독은 군의 간부였던 주인공 박석영이 대북 사업가로 위장해 북한 최고위층까지 침투하는 모습을 사실감 넘치게 풀어냈다.

기존 첩보물의 공식을 전혀 따르지 않고 사실에 기반한 '진짜' 첩보극을 만들고자 했다는 감독은 "워낙 실화가 갖는 서사가 거대하기 때문에 굳이 액션 장면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긴장이 넘쳤다. 배우들의 감정선만으로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끈한 액션은 없지만, 감독은 치열한 심리전으로 색다른 긴장감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북한 고위층에 접근하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 흑금성과 그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집요하게 의심하는 리명운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조장하는 정무택의 모습은 러닝타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 공작

또 생생하게 구현된 1990년대 북한의 공간도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흑금성과 리명운이 처음 만난 고려관, 평화로운 평양시내와 굶주림에 찌든 영변의 상반된 모습 등을 사실적으로 제작해 스크린에 담았다.

특히 흑금성과 김정일이 대면하는 김정일 별장은 압도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에서 배우들의 열연은 더욱 빛난다. 대북 공작원 박석영 역의 황정민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스파이를 이질감 없이 그려내며 극을 이끌어 나간다.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을 연기한 이성민의 변신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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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초중반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표정, 대사들로 황정민과 끊임없는 심리전을 펼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나간다.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가수 이효리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그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남북 협업 CF 촬영신에 등장하는데, 13년 전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의상 등을 그대로 재연해 눈길을 끈다.

스크린으로 옮긴 이효리와 북한 톱스타 조명애의 만남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에게 다시 한번 당시의 감동을 전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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