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넋빠진 인천 도로명 정체성 회복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0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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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에 정체불명의 도로명 주소가 늘어나고 있다. 경인일보 취재결과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의 대표적 신도시 내 도로명은 '정체불명'의 명칭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무시하고, 개발사업 업체가 임의적으로 부여한 도시 계획 콘셉트를 도로명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청라국제도시 도로명은 보석명칭인 에메랄드로, 루비로, 사파이어로, 크리스탈로 등으로 부여하여 혼란스럽다. 근거는 청라국제도시를 조성한 토지주택공사(LH)가 정한 도시경관 콘셉트에 따른 것이다. 송도국제도시의 벤처로, 센트럴로, 송도과학로, 송도바이오대로, 아카데미로, 하모니로 등도 첨단 미래도시를 지향한다는 도시 콘셉트를 반영했다고 하지만 다분히 추상적이다.

컨벤시아대로나 아트센터로와 같이 도로 주변의 대표 건물이나 공원, 시설을 활용해 이름 지어진 도로명도 있다. 인천타워대로 같은 경우 건물이 지어지기도 전에 지명을 부여했는데 개발사업 자체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도로명 개정이 불가피해졌다. 건물명칭이나 기관명칭을 딴 도로명의 경우 건물이 이전하거나 기관의 명칭이 바뀌면 도로명의 근거도 없어지게 된다. 경인전철 백운역의 경우 역명칭이 어디서 온 것인지 근거를 아무도 모른다. 인근에 백운주택이 있어서 '백운역'으로 정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무책임한 작명이다.

인천시 도로명과 지명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지명실태조사는 현재의 도로명과 지명을 조사하여 체계화하고, 역사적으로 사용돼온 지명을 전수조사하여 시대별, 지역별, 유형별로 분류하여 인천지명 총람 혹은 인천지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인천시의 지명 관련 책자가 있으나 학술적 의미의 종합조사와 검증을 거치지 않는 것이다. 지명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다면 새로운 지명을 부여할 때, 일차적으로 역사적 근거가 있는 고유지명을 활용할 수 있으며, 지명과 장소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인천지명의 역사적 정체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도로명위원회 운영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 역사 문화 관련 전문가를 포함해야 한다. 새 지명을 부여하는 심의의 경우, 전문기관의 사전심의 과정을 도입한다면 지명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도로명이나 지명은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타지인이나 방문자들에게는 차별화될 수 있는 고유명칭이어야 하며, 세대를 이어 물려줄 문화유산이라는 관점에서 신중하게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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