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산 석탄 국내반입 투명하게 수사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1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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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이 10일 '북한산 석탄 위장반입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수입업자 등 3명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회에 걸쳐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과 선철 3만5천38t을 밀수입했다.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의 모범국 임을 자부해온 터여서 국민들은 난감하다.

이들이 국제 단속망을 피하는 수법은 간단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허점을 노려 북한산을 러시아산으로 국적을 세탁한 원산지 증명서를 세관에 제출한 것이다. 관세청의 수입검사가 강화된 작년 10월에는 인천항으로 무형성형탄 4천156t을 들여오면서 원산지증명이 필요 없는 '세미코크스'로 속이기도 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3국간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대가로 북한산 석탄을 현물로 받았다. 작년 8월 유엔 안보리 제재로 북한산 석탄가격이 하락하자 러시아산으로 둔갑시켜 국내에 반입하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수입업자 등의 일탈행위로 규정했으나 항간에는 의혹이 커지는 양상이다. 해운업체 P사는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러시아 홈스크항에 전용부두를 확보해서 활용하는 등 홈스크항은 북한산 석탄의 해방구였던 것이다. 수사지연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관세청은 작년 10월 미국정부 등으로부터 북한산 석탄 불법반입 관련 첩보를 받았음에도 무려 10개월 뒤에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P사의 홈스크항 전용부두 임차계약서에는 '북한산 석탄', '북한선박, 선원' 등의 문구가 명시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그동안 정부가 뭉갠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7일 VOA(미국의 소리)가 관련 보도를 한 후에 결과를 발표한 점도 의문이다.

야당은 늑장대응 의혹을 제시하며 정부책임론을 부각 중이다. 작년 10월 당시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혹은 수입업체의 일탈정도로 축소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우려는 미국정부의 반응이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질문에 대해 "한국정부의 조사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반도 운전자 역할을 자처한 문재인정부의 대외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지난달 중순 언론 보도 전에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외교적 논란이 안 되도록 투명한 수사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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