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광역버스 논란의 중심에 '서민' 있어야

윤설아

발행일 2018-08-15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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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설아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새벽까지 다니던 '삼화고속'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다. 인천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 그때가 그랬다. 서울에 가면 도통 인천으로 돌아오고 싶지가 않았다. 인천행 전철 막차를 타려면 늦어도 밤 10시 30분이면 일어나야 했다. 동기들과 술 몇 잔을 비우다 보면 이 막차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철은 끊겼는데 삼화고속 광역버스는 야속하게도 새벽 1시까지도 인천행 경인고속도로를 달렸다. "엄마, 막차를 놓쳤어. 친구 집에서 자고 갈게"란 변명은 통하지 않았다. 삼화고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인천을 40여 년간 잇던 삼화고속은 지난해 적자 등을 이유로 광역버스 운행을 중단했고 지금은 다른 광역버스 업체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버스는 서울에서 낮 전부를 보내도 각자 다른 이유로 밤은 허락받지 못한 인천 시민들의 애환이 서린 교통수단임은 여전히 변함없다.

최근 인천이 광역버스 문제로 떠들썩하다. 광역버스 8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준공영제 도입을 요구하며 19개 노선 폐선 신청을 했다. 인천시는 교통 복지 차원에서 일부 재정 지원에 공감하면서도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만큼 광역버스까지는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도 더 이상은 어렵다며 21일부터 운행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정부는 "광역버스는 지자체 소관"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광역버스 논란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만 더 '서민'을 향했으면 좋겠다. 서울에선 집 한 채 구하기 어려운 직장인, 자기 차를 사서 유지할 형편이 사치인 청년과 노인, 학원과 대학이 몰린 지역으로 내몰리는 학생들이 광역버스의 주 이용객이다. 이들이 바로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사람들이다. 원칙만을 고수하는 지자체와 지자체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 운행 중단을 선포한 업체 모두가 야속하다. 지금 당장 수습을 하더라도 좀 더 멀리 보고 장기적인 대책과 구조적 개선을 위한 노력에는 서로 배려와 양보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인천시민에게 광역교통은 곧 서민 복지이자 우리나라 경제의 원동력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윤설아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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