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유람]영화 '변산'의 배경, 부안으로 떠나는 낭만 여행

붉은 노을처럼 추억도 물들다

남승현 기자

발행일 2018-08-16 제17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5 부안 솔섬 낙조1
부안 솔섬의 낙조. /전북일보 제공

도심 속 자투리 공간에 만든 '너에게로 정원' 주민 쉼터 각광
부안군청 앞 에너지 테마·젊음의 거리, 문화·예술 활기 넘쳐
애절한 버스킹 음악 깔리는 롱롱피쉬, 오색 조명에 '황홀경'
영화 속 노래방·피아노 학원등 실제 장소 찾는 것도 큰 재미


2018081501000925200042298
지난달 개봉한 영화 '변산'은 노을을 광대한 우주처럼 결집하려는 의도가 돋보였다.

영화는 서울에서 무명 래퍼로 사는 박정민(학수 역)이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고향 부안군 변산면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10년 만에 부끄럽고 불편했던 어린 시절을 마주한 학수, 그의 고향 변산을 대형 스크린에 투사한 이준익 감독은 영상에서 새어 나오는 구수한 욕설 못지않게 관람객을 향해 '투박하고 촌스러운' 변산을 이 시대의 화두로 던진다.

그는 변산의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을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왜곡하지 않고, 그 색과 정취를 그대로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영화 변산은 현실과 닮아 있다. 영화 변산의 촬영지 부안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1 너에게로4
부안 시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자연 친화적 도심 정원 '너에게로 정원'. 지역주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 자연 친화적 도심 정원 '너에게로 정원'

영화 속 부안에는 도심 속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조성한 '너에게로 정원'이 있다.

너에게로 정원은 생활환경 개선과 녹색정원 조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추진됐다.

해당 구간은 그동안 컨테이너와 폐기물 등 무단적치물이 방치돼 미관을 저해하고 있었지만 너에게로 정원 조성을 통해 도시미관 개선과 주민불편 해소 등 다양한 효과를 거뒀다.

너에게로 정원은 주변 상권·도시재생·미래가 요구하는 도시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꽃과 나무로 생태축을 조성해 녹색소통공간 창출 및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는 수준 높은 예술 정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부안 특산종인 부안 바람꽃과 미선나무, 호랑 가시 등 꽃과 나무의 시간적 변화가 공간의 지속적 변화를 유도하고 폐도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이로 인해 너에게로 정원은 지역주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각광받으면서 스토리가 있는 정원예술,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 건강한 프로젝트로 호평받고 있다.

부안꾀꼬리 노래방-영화스틸컷
영화 '변산'의 스틸컷.

# 부안 역사·문화 담은 '별빛으로'·'젊음의 거리'


부안의 심장부로 부안읍의 주요 거점이자 과거 화려했던 옛 본정통(부안군청 앞 일원) 구간에는 에너지 테마 거리와 젊음의 거리가 조성됐다.

에너지 테마거리는 부안읍 동중리 일원 부안군청 앞 거리에 야외무대와 데크, 계류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에너지 테마 거리 계류시설은 '별빛으로'라고 명명됐으며 부안군청 후원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암각서 '봉래동천', '주림', '옥천' 등 8글자를 테마로 하고 있다.

이들 8글자는 산천이 둘러싸여 경치가 좋은 곳, 신선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과거 19세기 이곳 일대가 아름답고 살기 좋은 장소라는 역사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4 채석강 낙조
부안 채석강 낙조. /전북일보 제공

에너지 테마 거리는 옥천의 우물을 붓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끌어내 과거, 현재, 미래를 잇고 우리가 사는 찰나의 순간을 기록해 준다는 의미로 붓 조형물을 설치하고, 옥천을 의미하는 계류시설을 과거 본정통(부안군청 앞~구 시계탑) 구간에 설치했다.

'별빛으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시작하는 '젊음의 거리'는 '부안에 오면 오복을 가득 받는다'는 '부래만복(扶來滿福)'을 상징해 부안의 복 발원지가 부안읍의 한복판인 젊음의 거리에서 발원해 널리 전파한다는 의미로 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이와 함께 분수대와 야외공연장을 설치해 부안의 젊은이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조성해 부안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부안해성병원-영화스틸컷
영화 '변산'의 스틸컷.

# 부안 도심 물의 거리 명물 롱롱피쉬


애절한 버스킹 음악이 배경음으로 깔리는 곳은 부안군 부안읍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물의 거리에 설치된 '롱롱피쉬' 앞이다.

부안의 롱롱피쉬는 물의 거리 배수로를 활용한 실개천 양 끝에 물고기의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 조형물 분수대를 말한다.

물고기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이 서로 떨어져 있지만, 실개천을 하나의 몸체로 표현해 세상에서 가장 긴 초대형 물고기가 완성됐다.

더운 여름밤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물고기 분수대에 비치는 아름다운 오색 조명과 실개천 옆길을 따라 걷는 호젓한 산책길에서 부안읍내의 밤 풍경을 즐겨보면 황홀경을 자아낸다.

변산노을-영화스틸컷
영화 '변산'의 스틸컷.

# 모항횟집은 없고, 피아노 학원은 카페

학수의 첫사랑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로 소개된 노래방과 피아노 학원은 각각 부안읍 봉덕리 꾀꼬리 노래방과 소우카페에서 촬영됐다

갯벌 격투 장면을 찍은 진서면 관선마을 앞바다도 둘러볼 만하다. 학수 아버지가 입원하고, 김고은(선미 역)을 만나는 장소는 바로 부안 해성병원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학수가 첫사랑과 재회하며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모항횟집을 찾아가면 낭패를 본다. 영화를 위해 임시로 만든 세트이기 때문이다.

대신 부안 곰소항에서 주꾸미를 비롯해 다양한 해산물을 신선하게 맛볼 수 있다.  

 

2018081501000925200042299

학수가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선미와 나란히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장면은 변산면 대항리 378-1번지에서 촬영됐다.

어린 시절 그는 이곳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두 줄짜리 시 '폐항'을 썼다. '내 고향은 폐항/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다네.'

전북일보/남승현기자

2018081501000925200042297


남승현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