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 작업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 /연합뉴스 |
정부가 내년부터 육군 11개 GOP(일반전초) 사단과 해·공군 전투부대의 제초작업과 제설작업 등 청소인력을 민간에 이양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16일 GOP 사단과 해군 작전사령부 및 함대사령부, 공군 비행단 활주로, 해병 전방부대가 내년에 적용 대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오는 2020년에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내년 1월 창설 예정)와 해군 기타 전투부대, 공군 기동비행단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2021년에는 육·해·공군 후방 및 지원부대로 전면 확대된다.
병사들이 해왔던 제초 및 제설작업을 민간인력에 맡기면 2021년까지 3천9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추산했다.
국방부는 GOP 사단의 좁은 보급로 제설을 위해 다목적 트랙로더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육군 조사에 따르면 전방의 1개 GOP 사단의 평균 제초 대상면적은 약 93만㎡로, 이는 축구장 110여 개와 맞먹는다.
각 부대에서는 잡초 제거를 위해 제초 전담 병사를 따로 운영하거나 평일 일과시간 전후 또는 쉬어야 할 주말에도 병사들을 차출하고 있다.
특히 제초작업의 경우, 민간업체와 계약을 통해 잡초가 많이 자라는 5~10월(6개월) 4번의 제초를 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하고, 부대마다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GOP 지역에 근무하는 병사 1천여 명을 대상으로 '민간인력 활용이 가장 필요한 분야'를 묻자 66.4%가 '제초'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제설작업 역시 그동안 넓은 연병장과 작전도로, 경사지가 많은 GOP 지역 등 제설이 어려운 곳까지 추운 날씨에 직접 장병들이 넉가래와 눈삽, 빗자루 등으로 작업을 해 고충이 심했다.
군이 지난 2015년 공동시설 구역 청소 업무를 민간에 시범 위탁한 결과, 청소에 병사를 동원하지 않을 경우 1인당 연간 148시간의 가용시간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용시간은 지친 병사들에게 휴식을 주거나, 전투태세 준비를 위한 훈련시간을 늘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병사들이 '내가 풀이나 뽑으려고, 눈이나 쓰레기나 치우려고 군대에 왔는가'란 자조 섞인 생각이 더는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제초와 청소 업무는 예산을 확보해 점차 민간인력으로 대체하고, 제설작업에는 장비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국방부의 방침에 누리꾼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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