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이산 '부부 은행나무(강화군 볼음도-연안군 호남리 소재)' 평화전령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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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서도면 볼음리에서 열린 부부 은행나무 제례 복원행사에서 한국화가 신은미가 북한의 암나무(연안 은행나무)를 수묵화로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강화군 제공

한국전쟁 전까지 양쪽 공동의례
문화재청, 복원 협력 사업 추진
같은날 각자 제·초청행사 검토

문화재청이 '부부 나무'로 알려진 인천 강화군 볼음도 은행나무와 북한 황해도 연안 은행나무의 사연(7월 10일자 1면 보도)을 매개로 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17일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에서 '부부 은행나무 제례 복원' 행사를 열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오랜 세월 서로 떨어져 있었던 은행나무 부부의 아픔을 달래고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남북 주민들이 함께 기원해왔던 제례를 복원하기 위해 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천연기념물 304호 볼음도 은행나무는 800년 전 북한 연백 지방(황해남도 연안군)에서 홍수가 났을 때 뿌리째 떠내려왔다가 어민들에 의해 심어진 나무로 전해진다.

열매를 맺지 않는 볼음도 은행나무(수나무)의 짝 암나무는 북한 연안군 호남리에 있다. 연안 은행나무 역시 비슷한 수령으로 북한 천연기념물 165호로 지정됐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남북이 분단되기 전에는 양쪽 주민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아 음력 정월 그믐에 맞춰 각각 제를 지내왔지만 분단 이후 중단됐다고 한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다양한 교류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런 사연을 접한 문화재청은 이산가족이 된 부부 은행나무 제례 복원 행사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 칠석에 맞춰 개최했다.

강화군, 한국문화재재단, 사단법인 섬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황해도 강령지방에서 유래된 강령탈춤 무대로 시작해 신은미 화가가 대형 화폭에 북한 연안 은행나무를 그리는 수묵화 퍼포먼스에서 절정에 달했다.

볼음도 은행나무 옆에는 커다란 북한 암나무 사진을 걸어 800년 만에 부부 나무가 재회하도록 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북한과 접촉해 남북이 같은 날 각자의 은행나무 아래서 제를 지내는 교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북한 주민을 초청해 공동 행사를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행사에 참석한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한국전쟁 이후 중단된 의례를 남쪽에서 먼저 복원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 남북이 함께 문화유산을 조사해 민족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종호·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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