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용두사미 된 진에어 면허취소 호들갑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20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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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가 '물컵'갑질 족쇄에서 풀려났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와 에어인천의 항공운송사업 면허취소를 철회한 것이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4개월 만이다.

현행 항공사업법에서는 외국인이 임원으로 재직할 경우 해당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항공업체 지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조 에밀리 리(조현민)씨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간 진에어의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던 사실이 금년 4월에 밝혀진 것이다. 러시아 국적의 수코브릭 씨는 2012년 5월~2014년 11월 에어인천의 등기임원이었다.

'갑질'적폐 척결로 인한 사회경제적 이익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란다. 면허취소시 양 항공사의 임직원과 가족 수천명이 한꺼번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 불편, 소액주주 피해, 실적 하락 등 국내 항공산업 발전 저해도 걸림돌이었다. 국토부는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대신 경영문화 개선 때까지 신규 노선 허가 및 신규 항공기 등록을 제한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지난 14일 감독 당국에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제출했는데 권위적이고 상명하달식 관행 근절차원에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과 투명경영을 약속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사건의 본질인 패악질 경영징계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되고 말았다.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가볍게 처신했던 정부의 책임은 더 크다. 국토부가 한진그룹 오너 경영인들의 갑질을 질타하라는 여론에 떠밀려 진에어 직원과 소액주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는 지적이다. 감독 당국의 태만(?)은 압권이다. 조씨가 임원으로 재직하던 6년간 진에어는 3번의 면허변경 신청을 했지만 국토부는 위법 사실을 잡아내지 못하다가 올해 4월에야 겨우 파악했단다. 외국인 등기임원 1명이 과거 재직했다는 이유로 항공사 면허취소 운운에 전문가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공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흐지부지 마무리했다는 인상이 짙다. 국토부의 다음달 '칼피아' 대책 발표도 국민들은 간보기로 의심하고 있다. 진에어는 국내 저가항공의 쌍끌이 엔진으로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의 경영실적을 올렸는데 이미지 추락이 고민이다. 진에어 면허유지 늑장 결정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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