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 인내심은 바닥났는데 믿고 기다려 달라니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20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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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9일 첫 주말 긴급 당정청 회의를 가졌다. 지난 17일 통계청 발표로 확인된 고용참사 실태에 놀라 만든 긴급회의다. 시장에서 끊임없이 발신한 고용대란 경고에도 반응이 없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긴급회동은 당정청이 고용대란 상황을 심각하게 수용한 첫 사례다.

그러나 고용참사의 원인은 경제구조 탓으로 돌리고 해법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생산 가능 인구의 본격적인 감소와 조선·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취업자 증가가 제약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정책들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경제가 활력을 띠고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을 확신한다"고 장담했다.

민주당은 장 실장의 입장을 엄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일자리 창출 잠재력 저하가 지난 수년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고민이자 과제였다며, 문제의 해법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가장 앞에 세웠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주문했고, 장 실장은 청년, 노인, 저소득층 소득확대를 위한 예산편성 약속으로 화답했다.

이날 회의의 결론을 압축하면 당정청은 현재의 고용대란 사태에 대해 책임은 통감하나 정부 경제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전의 진통에 불과하니, 필요한 재정투입을 늘려 현 경제정책 기조를 강력하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정책의 효과를 살펴 필요하면 수정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청의 확고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유지 의사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결국 이번주 자영업자·소상공인 종합대책을 시작으로 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부재정 투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내년 고용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12% 이상 늘어난 20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일자리가 는다고 장담했지만, 정반대의 부작용을 틀어막느라 막대한 재정을 퍼붓는 양상이다.

이날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는 정작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재정투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기업 중심의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만회할 현 정부의 유일한 대안인데, 당정청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부작용을 변명하고 땜질하는데 주력했다. 장 실장은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국민의 인내는 이미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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