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워터프런트發 부시장·시의원·대변인 등 대상 '문자폭탄' 업무 마비된 인천시

단계별진행 발표에 커뮤니티 '단체행동' 포털 반복검색·현수막 내걸어
당사자들 "부동산업자 매도 억울… 심의 등 믿을 수 없어 극단적 선택"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8-08-21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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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줌인송도 워터프런트1
송도 워터프런트 1단계 북측 수로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을 두고 인천시와 정치권이 때아닌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수천 통의 문자로 휴대폰이 고장난 경우도 있고, 필요한 보고를 제때 받지 못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지경이다. 포털과 거리 현수막에는 박남춘 인천시장 등을 비난하는 원색적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김희철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은 하루 5천 통 가까이 문자를 받고 있다. 문자를 더 이상 읽을 수 없어 '999+'(999통 이상부터는 휴대폰이 문자 수를 세지 않음)가 뜬 지도 오래다.

19일부터는 휴대폰이 자동으로 꺼지는 등 고장이 나 원활한 전화 통화가 되지 않고 있다. 산업경제위원장으로서 오는 29일 정례회에 환경, 산업 경제, 투자 유치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지만 워터프런트 민원에 손이 묶인 상황이다.

김 의원은 20일 송도 대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워터프런트 사업을 단계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꼼수라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며 "어떤 결정이 송도 발전을 위한 것인지 판단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지만 비난 댓글은 여전히 202건이나 달렸다.

시의원뿐만 아니다. 인천시 대변인은 하루 2천 통의 문자로 원활한 업무가 불가능하자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놔 필요한 연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의당 당대표인 이정미 의원실 보좌관은 하루 1천500여 통의 문자로 휴대폰이 오전 중이면 방전돼 반나절도 버티지 못한다.

실제 송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인천시 행정부시장, 인천시 대변인, 인천시 비서실장과 산업위원회 소속 시의원, 구의원들의 개인 번호가 나열돼 있으며 '워터프런트 1-1공구, 1-2공구 모두 조건없는 통과요구'라는 글을 복사해 문자를 전송하라는 글이 게시돼 있다.

지난 14일부터는 '박남춘 개돼지(박남춘=인천시장, 개돼지=송도주민이라는 뜻)'를 네이버 포털에 반복적으로 검색하는 공동행동을 펼치고 '박남춘 시장을 송도에서 추방하라'는 등의 현수막 500장이 붙기도 했다.

현수막에 드는 비용은 1천만원인데, 12시간 만에 모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행동이 과격한 것을 알면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게 송도 커뮤니티의 입장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공약을 쏟아내고, 올해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학교, 상업시설, 문화시설은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는 등 이미 행정 신뢰를 잃어 극단적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송도 대표 커뮤니티인 올댓송도의 김성훈 대표는 "송도 주민들이 집단이기주의로 몰리거나 부동산 업자들로 매도되는 측면이 있는데 억울하다"며 "인천에서 35년간 살아왔고 실제로 시의 송도 개발 청사진을 믿고 잘 살아보겠다고 어렵게 분양받은 사람도 있는데 투명하지 않게 심의가 이뤄지고 있거나 약속한 것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대화하지도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단계별로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믿을 수 없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간부 공무원까지 업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공약 사항인 만큼 사업을 원할히 추진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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