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친문경쟁 구태를 벗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으나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제난과 함께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과 국민연금 문제, BMW 자동차 화재 등 현안에 대응하는 당정청의 늑장대응은 물론 당권 주자들이 정치개혁과 사회경제 개혁 등의 정책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최악의 국면이다. 7개월째 고용대란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7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취업자 수는 지난 해 7월보다 5천명 증가에 그치는 충격적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 명 안팎에 머물러 2010년 1월 외환위기 여파로 1만 명 감소 이후, 8년 6개월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타파할 진단과 비전은 물론 당청 관계, 야당과의 협치 등 각종 개혁 의제들은 뒷전이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소관계가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몰락한 박근혜 정권의 진박 논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방선거 이후 당의 지지율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컨벤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당대회 투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85%, 국민과 당원이 15%의 비중을 갖는다. 권리당원은 73만명이고 대의원은 1만7천명으로 권리당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권리당원 중 친문성향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친문경쟁구도가 집권당 전당대회의 결정적 변수가 되고 만 형국이다.

고용지표의 악화는 사회경제 구조의 개혁을 위한 법적 제도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당정청이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럴 때 일수록 당이 중심을 잡고 경제난 해소와 개혁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

집권여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청와대와 수평적 당청 관계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여당은 청와대와 내각에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고 야당과의 협치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문경쟁에서 벗어나 과거 청산과 함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전대가 되도록 당권 주자들과 대의원, 당원 등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계파 줄세우기의 구태정치에서 탈피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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