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폭염 불청객' 선녀벌레

'고온건조' 7·8월 생육 유리한 환경
아파트 단지·주택가 해충 득실 민원
도심 약품 사용·광역 방제 어려움
"인체무해 천적 도입등 대책 시급"

"방충망에 선녀벌레가 다시 들끓기 시작해 창문 열기가 겁나네요."

최근 시흥의 아파트 단지로 이사 온 최모(29·여)씨는 며칠 전 밤에 창문을 열었다가 기겁했다. 0.5㎝ 크기의 하얀 선녀벌레가 방충망에 들러붙어 방충망 사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고 했기 때문이다.

급히 모기 살충제를 뿌렸지만 잠시뿐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씨는 "관리사무소와 주민센터에 민원을 넣어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시 도심 공원 인근 주택에 사는 장모(36)씨는 2~3년 전부터 여름만 되면 창문 등에 선녀벌레가 들끓어 지난달 방충망을 새로 교체했다.

장씨는 "선녀벌레가 워낙 작아 방충망을 뚫고 집안으로 들어와 촘촘한 방충망으로 교체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지만 징그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올여름 이상고온으로 경기도내 아파트 단지 등 주택가에 외래 돌발해충인 선녀벌레가 다시 출몰하고 있어 주민과 지자체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경기도와 시흥 등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선녀벌레 피해를 호소하는 불편신고가 20여건 접수됐다. 지난달까지 0건이었으나, 선녀벌레 유충이 7~8월부터 성충으로 자라면서 민원이 다시 접수되기 시작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올해 폭염 등 이상고온이 이어져 선녀벌레가 지난해(4천66㏊)보다 더 창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선녀벌레의 부화와 생육에 적정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도심 아파트 단지 및 주택가는 농촌과 달리 광역 방제가 어려워 피해를 막기에 역부족인 실정이다.

선녀벌레는 방역 지역을 피해 날아갔다가 약효가 떨어질 때쯤 다시 돌아와 광역 방제 외에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역 방제를 하더라도 약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민센터와 아파트 단지에 방역 도구와 약제 등을 지급해 자체 방제를 유도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며 "인체에 무해한 천적 도입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폭염으로 증식된 외래 돌발해충에 도내 농작물도 조사 필지 115㏊ 중 40%에 달하는 46㏊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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