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기업경영 위축 안된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2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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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권만 인정해주던 '전속고발권' 일부가 37년 만에 폐지된다. 이로써 가격 짬짜미 등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 앞으로 공정위 고발 없이도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폐지 관련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검찰과 공정위는 전속고발제도를 현행처럼 유지하되 가격 담합, 생산량 조절, 시장분할, 입찰 담합 등 중대한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이 '전속고발권'과 무관하게 바로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전속고발권은 잦은 형사 고발과 소송 남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981년 공정거래법 시행과 함께 탄생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이 "공정위가 재벌 대기업의 눈치를 보며 전속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시민단체들도 공정위가 대기업을 상대로 고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대기업 횡포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이번 합의로 검찰은 실리를, 공정위는 체면치레를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더 걱정이다. 기업은 벌써 이번 합의안으로 '사법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 불공정행위에 대한 우선적 조사권은 그대로 유지돼 검찰과 공정위 양쪽으로부터 심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선 이중조사는 물론, 압수수색권을 가진 검찰의 수사도 받게되는 등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다.

또한 검찰과 공정위의 갈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기업 간 가격 담합 등 죄질이 무거운 카르텔에 대해서는 검찰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이다. 검찰은 또 담합 자진신고 시 감면해 주는 이른바 '리니언시' 정보를 공정위와 공유함으로써 기업의 내부비리 정보에 대한 접근권도 가지게 됐다. 이를 가지고 검찰이 공정위와 아무런 상의 없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두 기관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고발이 남발될 가능성도 높다. 그럴경우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의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한 후속 논의때 부각될 이런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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