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상류사회

아름답지만 추악한, 그들만의 리그

강효선 기자

발행일 2018-08-23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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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에 올라가고픈 부부의 욕망 다뤄
정경유착·갑질 민낯… '뻔한 소재' 아쉬움
박해일·수애·라미란등 불꽃 연기는 볼만
곳곳에 불륜·파격적 베드신 다소 '불편'

■감독 : 변혁

■출연 :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

■개봉일 : 8월 29일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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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홍글씨' 등을 통해 인간이 지닌 욕망과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주목받은 변혁 감독이 9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상류사회'는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학생들과 시민사회의 존경을 받는 경제학 교수 태준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촉망받는 정치 신인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되고, 그의 아내이자 미래미술관의 부관장인 수연은 재개관전을 통해 관장 자리에 오르려 한다.

그러나 수연의 미술품 거래와 태준의 선거 출마 뒤에 미래그룹과 민국당의 어두운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은 위기에 처한다.

사실 한국 미디어에서 정치와 기업의 은밀한 거래, 재벌가의 갑질 등 이른바 상류층의 민낯은 흔한 소재다.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소재인 것은 물론이고, 요즘은 영화보다 현실이 더 드라마틱하다.

이런 유의 소재가 끊임없이 한국 관객의 흥미를 끄는 것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일 테다. 그럼에도 너무나 흔하기 때문에 대중은 더 새롭고 독특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원한다.

웬만한 것에는 아마 '뻔한 전개'라는 혹평이 쏟아질 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좀 뻔하다.

상류층으로 올라가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끝을 모르고 달리다, 한순간의 실수로 무너지는 과정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만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부터 겉으로는 시민을 위하지만 뒤로는 실속을 챙기는 정치인, 우아하고 지적이게 보이지만 돈세탁으로 재벌가의 배를 불려주는 미술관 관장 등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이 빚어낸 상류사회의 모습은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하다.

전혀 놀랍거나 신선하지 않다. 기억에 남을 강력한 메시지도, 상류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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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메시지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다만, 돈과 권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상류층의 모습에 몸을 부르르 떨며 경멸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그들만의 리그로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연을 통해 그려낸 욕망 정도만 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열전으로, 이 영화의 진부함이 보완됐다. 장태준 역을 맡은 박해일은 인간의 순수성과 욕망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했다.

특히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수애의 연기는 놀랍다. 표정, 말투, 걸음걸이 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욕망에 가득 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윤제문과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는 힘을 가진 라미란의 연기도 재미를 더한다.

청소년관람불가인 영화에는 불륜이 난무하고 파격적인 베드신도 곳곳에 등장하는데, 충격적이기보다는 불편하다.

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담아내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룹 총수가 여성을 성적 도구로 이용한 듯한 장면 연출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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