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태권도 이대훈, 3연패에도 패자 배려… "나도 졌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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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68㎏급 시상식에서 한국 이대훈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아시안게임 태권도 사상 첫 3회 연속 금메달이 확정되던 순간, 이대훈(26·대전시체육회)은 크게 환호하지 않으며, 패자를 배려했다.

이대훈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남자 68㎏급 결승에서 아미르모함마드 바크시칼호리(이란)에게 12-1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2010년 중국 광저우·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63㎏급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른 이대훈은 이번 대회에서는 68㎏급에서 우승해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 최초의 3회 연속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도 이대훈은 우승한 후 세리머니를 하지도, 크게 기뻐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코트에 주저앉은 상대 선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바크시칼호리는 올해 19세의 신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란의 기대주다.

이대훈은 경기 후 "어려운 경기였다. 이긴 것이 기분 좋고 믿어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란 선수가 워낙 잘했다"면서 "나도 졌던 기억이 있는데 이란 선수가 워낙 아쉬워하기에 그냥 (세리머니를) 안 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승자이든 패자이든 이대훈이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품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대훈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68㎏급 8강에서 요르단의 복병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져 금메달 꿈이 무산됐다. 하지만 그는 환하게 웃으며 아부가우시의 손을 번쩍 들어주고 패배를 깨끗이 받아들여 화제가 됐다.

이대훈은 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 소감을 묻자 "3연패를 떠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는 것이 굉장히 기쁘고 개인적으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3연패라는 타이틀을 줘 기쁨이 배가 되고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아직 실감이 안 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결승에서 1-4로 끌려간 채로 1라운드를 마친 이대훈은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몸통 공격을 한 차례씩 주고받은 뒤 3회 연속 주먹 지르기 득점으로 6-7까지 따라붙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이대훈은 "발차기를 많이 했는데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아 계속 발차기로 체력을 소모하는 것보다는 주먹으로 바꿔보기로 하고 질렀다"면서 "그게 좋게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대훈은 2010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9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그 꾸준함의 비결을 묻자 "하루하루 열심히 했던 거 같다"면서 "주변에서 많은 분이 조언해주시고 기술 등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셔서 제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자세를 낮췄다.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서는 "운동하면서 1등도 하고 지기도 하겠지만 신경 쓰지 않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3연패, 세계선수권대회 3회 우승, 아시아선수권대회 2회 우승 등 화려한 이력에도 이대훈은 올림픽에서는 1등을 해보지 못했다.

2012년 런던에서는 은메달, 2016년 리우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이대훈은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면서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월드그랑프리와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 등에서 지금까지 해온 대로 최선을 다하면 올림픽에 다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출전해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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