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특별기획-남북의 마디 인천, 새로운 평화와 번영을 말하다·(17)]한반도 생태 공동연구 선행과제는?

엇갈린 동·식물 명칭 '통일 필수'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8-08-31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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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음법칙·문화차이 등 서로 달라
평화의 상징인 인천 '점박이 물범'
북한에선 '잔점무늬넝에'로 불려
생물자원관 '北생물 목록화' 한창
표본교환등 연구자 협력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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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의 한반도 생태 공동 연구가 기대되면서 이질화된 남북 동·식물 명칭의 통일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한 뒤 남하해 백령도 해역에서 여름을 나는 천연기념물 점박이 물범은 남북으로 갈라진 서해 바다를 자유롭게 오가는 평화의 상징이다.

인천시가 2014년 아시안게임 마스코트를 점박이 물범으로 정한 것도 이념과 종교의 대립을 넘어선 '평화의 전도사'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시 공식 캐릭터 '버미'도 백령도 점박이 물범이다.

이런 점박이 물범을 정작 북한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북한에서는 점박이 물범을 '잔점무늬넝에'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학술명으로 'Phoca largha'를 같이 쓰기는 하지만 북한은 물범을 '넝에'라고 부른다.

어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낙지와 오징어가 남북에서 서로 뒤바뀌어 불리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례다. 대청도의 특산물 참홍어는 북한에서 '눈간쟁이'라고 한다.

볼락은 '우레기'라고 부르고, 가자미는 '가재미', 망둑어는 '망둥어'로 미묘한 차이가 있다.

남북 하늘을 자유롭게 오가는 새 이름은 어떨까.

인천 강화를 중심으로 한 서해 갯벌을 먹이터로 사용하는 저어새과(科)의 경우 한국의 '노랑부리저어새'가 북한에서는 '누른뺨저어새'로 불린다. 두루미과의 두루미는 '흰두루미', 흑두루미는 '갯두루미'라고 한다. 검은머리물떼새도 '까치도요'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식물도 마찬가지로 강화와 백령도 일대 자생하는 매화마름은 '물바구지'다. 돼지풀은 '쑥잎풀', 감태나무는 '흰동백나무', 조경수로 많이 활용되는 회양목은 '고양나무'라고 불리는 등 이질화된 명칭이 적지 않다.

인천 서구 환경단지 소재 국립생물자원관은 현재 생물다양성 분야의 남북 협력 사업에 대비해 명칭 통일화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북한 생물종 목록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척추동물, 곤충, 식물분야 목록집 3권을 발간했다.

최근 펴낸 식물 분야 목록집을 보면 2000년 북한 식물학자들이 발간한 '조선식물지'에 등장하는 식물 3천523종 가운데 약 50%인 1천773종의 이름이 남한과 달랐다.

목록집은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 '생물다양성 e북'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동식물 이름을 부여하는 정책적 기준의 차이 외에도 두음법칙 사용 여부, 표준어 표기법, 북한의 외래어 기피, 문화의 차이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서로 명칭이 달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한반도 생물 다양성의 총체적인 규명을 위해서는 남북한 생물표본의 상호교환 등 연구자들의 남북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분단 이후 명칭이 이질화되고 있는 원인을 분석하고 통일화 방안을 마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북한 생물종 목록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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