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통계청장 교체에 한국당·바른미래당 맹비난 "통계 조작하려 작정"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8-27 11: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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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참석한 김병준 위원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차관인사를 통해 통계청장을 교체한 것을 두고 정치권 필두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황수경 통계청장을 면직하고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연구실장을 후임 청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27일 문 대통령의 황 전 청장 교체한 것에 대해 "통계를 조작하려고 작정했다"며 맹비난 했다.

특히 한국 경제에 불을 낸 사람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인데, 불이 났다고 소리 지른 통계청장을 경질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막무가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팔을 걷어붙이고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는 자세다. 적반하장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 임명과 관련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 연구원 시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긍정 효과가 90%라고 했다"며 "정부에 맞게 통계를 조작하려고 작정한 게 아니고는 어떻게 이런 인사를 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을 보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생각난다"며 "소득주도성장은 실패한 정책이다. '죽은 자식 불알 만지듯'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억지로 자신에게 맞추려는 횡포나 독단을 뜻한다.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통계청은 정책 수립 기관이 아니라 통계를 분석해 발표하는 기관인데 통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기관장을 교체하는 것을 보니 향후 통계가 어떻게 될지 몹시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경제학자 출신의 김종석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은 재분배정책이지 성장정책이 아니다"며 "통계적으로 성장률 저하와 고용감소, 소득분배 악화가 명확히 나타나는 데 유리한 통계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통계청장 교체를 단행한 청와대를 비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일부에서 통계청장 인사가 최근 소득 통계 지표의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질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나라 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통계에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될 수도, 돼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통계를 왜곡하는 것은 여론조작 같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혹여라도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위해 통계에 손을 대는 어떤 시도라도 있다면, 이 점은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철 당 대변인은 관련 논평에서 "'수치에 갇히는 우에 절대 갇혀서는 안 된다'고 청와대와 여당이 이구동성으로 아우성이더니 통계청장을 전격 해임한 '웃픈일'이 벌어졌다"며 "통계청장을 자른다고 통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통계를 막는다고 현실이 바뀌나"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SNS를 통해 "가계소득 통계가 마음에 안들면 통계청장을 경질하면 된다는 발상은 누가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 판단을 한 순간 앞으로 통계청에서 좋게 나오는 통계들이 있다면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때 물가 집중관리 품목 잡아서 관리하다가 오히려 수치가 악화되어서 욕을 먹었지만 그렇다고 통계 만든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이 같은 정치권의 비판적 해석을 더 강하게 뒷받침한다.

당초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의 낮은 응답률 등을 들어 정확성 문제로 없애려고 했지만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의 세부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며 조사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발표된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청와대의 기대와 달리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하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 소득격차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고용통계 문제도 청와대 내부에서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고작 5천명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고용참사' 논란이 제기됐다.

황 청장이 한국노동연구원 출신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경질 배경에 더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호남 출신인 황 청장은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데이터센터소장, 동향분석실장 등을 두루 거친 노동 및 고용통계 관련 전문가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 통계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연구기관 중 한 곳이다. 지역 안배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와의 '코드' 문제를 고려한다면 황 청장만큼 적절한 인사를 찾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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