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
경인아라뱃길은 1992년 상습침수 지역인 굴포천 유역 홍수를 막기 위한 방수로 사업에서 출발했다. 그러다 1995년 민간 주도의 '경인운하' 사업으로 바뀌었다. 방수로 운하를 이용해 모래와 컨테이너 화물을 운송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제성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2003년 감사원의 사업 재검토 지시로 사업이 중단됐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경인아라뱃길'이라는 새 이름으로 바뀌고, 사업 방식도 민간투자사업에서 공기업(한국수자원공사)이 시행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경인항의 물동량은 애초 계획에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인항을 찾는 화물선이 없기 때문이다. 정기 컨테이너선은 중국 톈진을 매주 한 차례 오가는 선박 한 척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컨테이너 화물을 하역하는 부두에서 벌크 화물을 처리하다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경인아라뱃길이 실패했다는 것에는 이견을 다는 이가 거의 없다. 앞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동남아시아 등을 오가는 대형 컨테이너선은 경인항을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영종대교 통과가 불가능해 추가 항로 개설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천항도 벌크 화물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인항의 벌크 화물이 급작스럽게 늘어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이제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인천시는 물론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앞으로 들어갈 경비는 최소화하고 그나마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함께 찾아가야 할 것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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