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70조 超 슈퍼예산안 국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길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2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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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발표된 예산안을 보면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 470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 초 슈퍼예산은 증가율이 올해 대비 9.7%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탈출해야 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엔 예산 500조원 돌파가 확실해 보인다.

정부는 늘어난 예산을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제고, 소득분배 개선과 사회안전망 확충, 국민 삶의 질 개선에 중점 편성했다. 일자리엔 올해 19조2천억원보다 22.0% 늘려 사상 최대인 23조5천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증가율 12.6%의 2배에 가깝다. 이 예산으로 보건복지 분야 등에 올해보다 6만개 늘어난 9만4천개 창출을 지원하고, 관제 일자리라 할 수 있는 경찰, 집배원 등 현장인력을 중심으로 2만1천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세금으로 공무원을 더 많이 뽑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노동 등 복지예산은 162조2천억원으로 올해보다 12.1%인 17조6천억원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복지분야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4.5%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초슈퍼예산 편성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금(국세와 지방세)이 차지하는 비중인 조세부담률은 올해 추경안 기준 19.2%에서 내년 20.3%로 높아져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이 크게 증가한 만큼 국민부담도 함께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나마 지금은 세수가 호조를 보여 다행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갑자기 나빠져 세수여건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재정 건전성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J노믹스는 이같이 돈을 먼저 뿌려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활용해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성장을 견인할 뚜렷한 요인이 없는 지금 돈을 풀어서라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다급함을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세금이 잘 걷힌다고 해서 나라 곳간에 기대어 마구 돈을 풀어 대는 게 아닌지 크게 우려된다. 이미 문 정부가 일자리에 54조원을 투입했으나, 고용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아무리 재정을 풀더라도 효율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 이유다. 이번 정부 예산안은 최종안이 아니다. 이제 국회가 할 일이 많아졌다. 따질 건 따지고 뺄 건 빼는 등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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