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있으나마나' 인천의 소방시설과 비상경보시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30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스프링클러는 화재발생 시 가장 먼저 작동하는 화재진압 설비다. 현행 소방법은 화재의 초기 진압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했다 하더라도 효과를 보지 못했던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3년 55건에서 2014년 63건, 2015년 61건, 2016년 86건, 그리고 지난해 99건으로 불과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천지역의 경우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2013년 4건에서 2016년 8건, 지난해 10건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49건 중 10건의 화재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그 비율이 20%선을 넘어섰다.

화재경보기 등 비상경보시설 또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경보시설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주변에 있는 작업자에게 화재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장치다. 연면적 400㎡ 이상, 50명 이상 근로자가 작업하는 시설 등에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전국적으로 1천509건 중 25.1%인 380건의 화재에서 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링클러와 마찬가지로 인천지역의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은 비율 또한 전국의 그것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인천지역의 경우 비상경보설비가 설치된 곳에서 81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중 41.9%인 34건이 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1일 9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를 빚은 인천 남동산단 세일전자 화재 때도 스크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시작된 4층 천장에 1천18개의 스프링클러 헤드가 설치돼 있었으나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불과 두 달 전에 받은 종합정밀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시설이다. 화재 초기에 비상경보시설이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도 업체와 직원들 간에 진술이 엇갈리는 등 의혹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만약 이들 소방시설이 점검결과대로 정상적으로 작동했더라면 인명피해를 막거나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아무리 대대적으로 안전점검을 해본들 형식적이고 수박 겉핥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된다. 불행한 참사도 되풀이될 것이다. 사업장의 경각심 제고와 함께 소방안전 점검 주체들의 투철하고 남다른 소명의식이 요구된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