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처리 해석 다른 '무기성 오니' 법규제 정비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31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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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무기성 오니를 비롯한 산업폐기물을 활용한 불법 농지성토를 관리할 법적 제도의 허술함을 수차례 지적해왔다. 하지만 효과적인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무기성 오니(슬러지) 처리를 두고 정부 부처별, 일선 자치단체 부서별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폐기물의 재자원화 촉진을 위해 지난 2000년 무기성 오니 재활용을 법규에 명시했다. 이에 따르면 무기성 오니는 소각하거나 시멘트·합성고분자화합물을 이용해 고형화 처분해야 한다. 토양에 매립하려면 수분 함량을 85% 이하로 탈수·건조한 뒤 허가받은 장소에 투기해야 한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 입장은 다르다. 재활용 처리를 거친 무기성 오니라도 농지에 성토재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자치단체 부서별 해석 역시 서로 다르다. 건축 담당부서는 무기성 오니가 성토재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농업부서 관계자는 성토재가 아니어서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부처, 일선 자치단체 간 해석이 달라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사이 우리 국토는 피폐해져가고 있다.

이런 빈 틈을 악덕 상술이 놓칠 리 없다. 재활용처리업체들이 환경부의 법령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제대로 된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물론 허가받은 장소도 아닌 농지에 마구잡이로 버리고 있다. 용인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는 무기성 오니 수천t을 상수원보호구역인 여주시 농지에 수년간 불법으로 성토해 오다 적발됐다. 화성시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송산면, 서신면, 마도면 등 서부권의 농지는 무기성 오니 불법 성토의 '천국'이라는 말이 업체들 사이에서 나돌 정도다. 그런데도 화성시는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올 상반기 폐기물관리법,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20여건을 적발했지만, 무기성 오니 투기 관련 적발 건수는 0건이라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우선 부처끼리 서로 머리를 맞대고 법령 적용 혼선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직시하고 하루빨리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농지훼손, 지하수 오염 등 환경훼손이 심각해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그치질 않는 상황에서 지자체 역시 부서별로 책임 전가만 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폐기물처리 종합재활용업체들이 법에 따라 적정하게 처리한 뒤 허가받은 장소에 처리하는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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