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 세 동 불법대출의혹, 세입자 나앉을판

공승배 기자

발행일 2018-09-03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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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점 3곳 등 보증금 속여 대출
소유주 이자 미납탓 4월부터 공매
60명 "전세금 책임져" 본점앞 집회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세입자들을 상대로 한 100억원 대 전세 사기극이 벌어져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새마을금고가 오피스텔 소유주에게 불법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입자들은 새마을금고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 새마을금고 등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 소유주 A씨는 이 건물을 담보로 인천 새마을금고 지점 3곳과 서울 지점 1곳 등 모두 4곳에서 54억원 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A씨가 지난해 말부터 이자를 갚지 않으면서 이 오피스텔 세 동에 대한 공매가 지난 4월부터 진행됐다.

세입자들은 한순간에 전세금도 받지 못한 채 집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오피스텔 3개 동 거주자는 모두 142세대로, 전세금은 한 세대 당 적게는 6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2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오피스텔에는 사회 초년생, 대학생 등 20~30대 청년들이 주로 살고 있다.

문제는 이 건물을 담보로는 54억원의 대출금이 지급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건물 3개 동의 감정가는 약 122억원,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은 100억원이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감정가의 60~70% 금액을 대출해 주지만, 이 같은 경우에는 세입자에게 줘야 할 보증금이 대출 금액보다 많아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A씨는 월세 보증금만 6억원 가량 있는 것처럼 꾸며 새마을금고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세입자들은 이 과정에서 새마을금고가 적절한 확인 작업 없이 대출을 승인했다며 불법 대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출 과정에서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세입자 60여 명은 지난 31일 부평구 산곡2·4동 새마을금고 본점 앞에서 금고의 책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마을금고는 사기 공범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불법대출 인정하고 전세금 책임져라"고 외쳤다.

문모(36)씨는 "문제의 근본은 새마을금고에서 나가지 않았어야 할 대출금이 나갔다는 것"이라며 "A씨에게 새마을금고 대출을 알선해 준 브로커의 존재까지 확인됐다. 새마을금고도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세입자들의 계약서와 전입세대 열람서를 대조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 필요시 세입자에게 계약서 진위를 확인할 수 있으나, 당시에는 확인 작업이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며 "세입자들의 불법대출 주장은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 사건은 일산동부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며 "또 대출 과정에 불법 사항이 있었는지 여부 등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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