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민 덮친 악취, 정부와 지자체 대응능력 강화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9-04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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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악취 민원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민원이다. 수년째 반복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과 출처조차 밝혀지지 않은 곳이 많다. 상황실을 운영하고 무인 포집기 등을 활용해 추적 조사에 나서도 결과는 신통치 않다. 대규모 산업시설과 환경기초시설이 몰려있는 인천은 다른 도시보다 악취 발생 요인이 많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산업시설이나 환경기초시설 주변에 아파트 단지 등 주거밀집지역이 생겨나면서 악취는 민원을 넘어 주요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악취로 인해 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닫고 지내며, 어린 자녀와 놀이터에서의 유희는 꿈도 못 꾼다. 냄새 종류도 화학물질 냄새, 하수구 냄새, 타는 냄새, 분뇨 냄새 등으로 다양하다. 항시 아이들 몸속에 유해성분(악취)이 들어갈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외출을 삼가고 있으며, 외출해야 할 땐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상황을 확인하고 집을 나서는 게 일상이 됐다. 이처럼 원인불명의 악취는 주민들의 일상마저 바꿔놓았다.

인천지역 악취 민원은 2012년 1천595건에서 2017년 2천687건으로 5년 사이 1천92건이 늘었다. 악취 민원이 접수되는 지역은 남구 도화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산업단지 주변, 계양구 서부간선수로 등의 인근 아파트단지나 주거밀집지역이다. 그러나 주거밀집지역에 맞춘 법적·제도적 악취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행 '악취방지법'은 산업시설 등 사업장 중심의 규제 법률로, 주거지역 악취를 관리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사실상 없다. 인천시가 지정한 악취 관리지역도 산업단지에 집중되어 있다.

시나 구 차원에서 추진 중인 '측정장비 확충'과 '주민 참여 모니터링 강화' 등의 기존 대책으로 악취 민원을 해결할 확률은 높지 않다. '감각 공해'인 악취는 현장에 머물러 있지 않고 떠돌아다닌다. 그로 인해 주민들이 악취를 맡고 신고 후 곧바로 채집해서 측정했다고 해도 법적 기준치 이하로 나올 여지가 크다.

정부는 악취에 대응할 실효성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 또한 법 테두리 안에 갇혀서 민원 해결에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인천시는 민원이 잇따르자 내년에 '악취 실태조사' 계획을 내놨다. 조사 계획과 함께 악취 공해에 대응하는 역량 진단도 필요해 보인다. 만약 자체 역량으로 해결하지 못할 문제라면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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