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덕적도 쾌속선' 갈등 자초한 인천해양수산청

경인일보

발행일 2018-09-0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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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주민들이 요즘 심한 '뱃멀미'를 하고 있다. 섬과 인천을 잇는 주요 교통수단인 쾌속선 운항이 선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하 인천해수청) 간 갈등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8월 30일 기존의 쾌속선 운항선사인 고려고속훼리와 자회사인 케이에스해운, 차도선(카페리)을 운항중인 대부해운, 그리고 관할행정기관인 인천해수청이 '인천~덕적 항로 여객선 운항시간 조정 합의서'를 체결하면서다. 합의서 내용은 대부해운의 쾌속선 운항이 가능해지면 케이에스해운은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를 반납하고 차도선만 운영한다는 게 요지다. 대부해운은 합의서 체결일로부터 1년 안에 대체 쾌속선을 투입키로 했다.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배를 들여와 운항준비를 해온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일 인천해수청은 대부해운의 대체 선박이 기존 선박보다 승선정원이 적다는 이유로 운항투입을 불허했다고 발표했다. 자연히 합의서에서 약속한 1년 내 쾌속선 투입도 무산됐다. 주말에는 쾌속선 이용객의 30% 정도가 승선정원의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도선을 타야하는 실정인데 승선정원이 줄어든 배로 대체하는 건 이용객들의 선박 선택권을 빼앗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부해운은 그동안 승객이 20% 정도만 채워진 상태에서 운항해왔기 때문에 80명 정도의 정원이 줄어들어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이미 대체 선박을 매입했기 때문에 회사가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면서 행정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인천해수청의 논리가 잘못됐다고 할 순 없다. 기존 쾌속선인 '코리아나호'는 226t급으로 승선정원이 288명이다. 반면 대부해운이 새로 들여온 '퍼스트퀸호'는 170t급으로 승선정원이 200명에 불과하다. 최대속도도 25노트로 기존 '코리아나호'의 30노트에 미치지 못한다. 선령(船齡)만 제외하곤 모든 게 다 나빠지는 상황이다. 그래도 인천해수청은 지금의 이런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1년 전 운항선사들의 이익에 따라 선사를 조정하는 과정에 허가 및 감독기관이 직접 개입해 서명까지 한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한 처사였다. 또한 합의단계에서부터 주 이용자인 덕적도 주민들의 의견과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섬 곳곳에 해수청장의 각성과 퇴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어지럽게 나붙은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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