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내 미군공여지 개발 국가가 나서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9-0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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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미군기지 건설에 따라 경기도 내에 산재한 미군기지 부지가 속속 반환되면서 해당 지역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접경지역에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연천과 동두천 등 지자체들은 지역 발전의 전기가 될 것이라며 반겼다. 하지만 현실은 답답하고, 지역민들의 한숨 소리는 커지고 있다. 반환 공여지 상당수가 십여 년 가까이 개발이 지연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때문이다.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으나 환경 당국의 규제에 막히거나 불투명한 사업성 등으로 인해 답보상태를 맴도는 게 미군 공여지의 현주소인 것이다.

남양주시 월문리 일원 미군 공여지는 답답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330만㎡ 규모인 이곳 부지는 2006년 인근의 미군 캠프 콜번(Camp Colbern)이 반환되면서 개발 구역으로 지정됐다. 남양주시는 지난 2009년 이 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안을 확정하고 2012년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했다. 그러나 반환된 지 10년이 넘은 현재까지 해당 지역은 개발되지 않은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민간 개발업체가 이 부지를 사들여 공동주거시설을 갖춘 도시개발계획을 추진했으나 환경부의 반대에 막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생태 축이 훼손될 것이란 부정적 입장이다. 개발을 위한 특별법이 있어도 개발행위를 위해서는 환경부와 협의하도록 한 족쇄에 막혀 전혀 힘을 쓸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런 사정은 도내 다른 지역의 공여지도 비슷한 실정이다. 반환이 끝난 16개소 가운데 6개소는 공여구역 특별법 제정 이후 10년 넘게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환경 당국의 규제뿐 아니라 기지 규모가 너무 크거나 접근성이 떨어지고, 토지 매입비가 비싸 사업성이 없는 등 이유도 다양하다. 해당 지자체는 정부가 직접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경기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도 지역 주민과 지자체는 국가주도의 개발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환공여지 개발청이나 개발공사를 설립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제시됐다.

미군 공여지 개발은 수십 년간 고통과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이다. 낙후된 경기 북부지역의 희망이기도 하다. 지자체와 민간업체의 힘이 부친다면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마땅하다. 정부가 개발을 촉진하는 법을 만들고도 환경부의 도장을 받아야 하는 이상한 특별법도 빨리 개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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