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한국 체육의 현실 짚어준 '2018 AG'

김영준

발행일 2018-09-0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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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에 일본에게 2위 내주며 '3위'
기초·효자 종목 예년에 비해 성적 부진
스타선수 은퇴후 후진양성 실패 등 원인
생활체육 활성화로 '선택과 집중' 필요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이 지난 2일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49개, 은 58개, 동 70개를 따내며 중국(금 132, 은 92, 동 65)과 일본(금 75, 은 56, 동 74)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65개 이상을 획득해 6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선전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이 AG에서 일본에게 2위 자리를 내준 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이며, 금메달 50개 획득에 실패한 건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반면 일본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의 금메달 47개보다 28개나 늘어난 75개를 획득했다.

순위를 바꾼 한국과 일본의 메달을 종목별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눈에 띄는 격차를 보이는 대목은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의 차이다. 육상 종목의 48개 금메달 중 일본은 6개, 한국은 1개를 획득했다. 41개의 금메달이 걸린 수영에선 일본이 19개, 한국은 2개를 따냈다.

하지만, 한국이 기초 종목에서 부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메달 개수가 줄어든 실질적인 이유는 무얼까. 그동안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었던 '효자 종목'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태권도와 양궁, 사격, 볼링 등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사격과 볼링은 이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각각 절반 수준으로 금메달 개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한국이 획득한 메달도 줄어들었다. 또한, 태권도와 양궁 등의 종목에선 예년과 비교해 부진했다.

대한체육회는 종합 2위 수성의 실패 원인으로 ▲종목별 스타 선수 은퇴 후 후진양성 실패 ▲전통 강세 종목에서 새로운 기술과 전술의 개발 미흡 ▲운동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한 유망주 발굴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일본의 상승세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 체육 위주로 정책을 전환했었다. 생활체육 육성으로 체육의 저변확대는 이뤄졌으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은 저조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다시 엘리트 체육에 과감한 투자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은 우리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2008년 설립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다. 유망 선수들을 선발해 이 시설에서 집중 훈련과 함께 학업도 이수하도록 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최고의 선수들이 탄생하고 있다. 2015년엔 스포츠청을 설치하면서 엘리트 스포츠 강화에 나섰다. 2016 리우올림픽의 상승세가 그냥 나온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2016 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1개를 획득하며 4년 전보다 5계단 오른 종합 6위에 랭크됐다.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

일본은 수십 년 동안 이뤄지고 있는 체계적인 학교 체육 교육과 클럽 스포츠의 병행을 통해 우수 선수를 배출해내면서 기초 종목 또한 탄탄해졌다. 전체 스포츠 등록 선수 수도 인구수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12만 명, 일본 100만여 명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꾸준한 일본의 제도와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대한체육회도 2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활성화로 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메달 획득의 수준도 지켜나가겠다는 것이다.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의 '윈-윈'이라는 결론은 도출됐다. 우리 사정에 맞는 방향과 방법을 설정해 꾸준히 추진할 일만 남았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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