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물괴

12년만에 찾아온 또다른 크리처… '괴물'과는 다르다
중종 22년 6월17일, 거대한 그놈이 나타났다… 실록에 기록된 '역사'

강효선 기자

발행일 2018-09-06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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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동물 '해태' 바탕 생생한 CG
중반 등장이후 공포감·긴장감 안겨
사건추적 김명민 '조선명탐정' 연상
김인권 감초役·이혜리 스크린 데뷔
'성난변호사' 허종호 괴수장르 도전

■감독 : 허종호

■출연 :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박성웅, 최우식

■개봉일 : 9월 12일

■액션 / 15세 이상 관람가 /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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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크린에서 괴수 영화는 아직 낯선 장르다. 지난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 괴수 장르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주목할 만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한국 영화 시장에 '물괴'가 개봉한다.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괴수라는 소재를 녹여낸 물괴는 한국 최초의 크리처 액션 사극을 표방한다. '카운트다운', '성난변호사'를 연출한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중종 22년, 거대한 물괴가 나타나 백성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물괴와 마주친 백성들은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거나, 살아남아도 역병에 걸려 끔찍한 고통 속에서 결국 죽게 된다.

물괴의 등장에 한양은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이고, 중종은 모든 것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영의정과 관료들의 계략이라고 여긴다. 중종은 옛 내금위장 윤겸을 불러들여 수색대를 조직해 물괴를 쫓지만, 믿을 수 없는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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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 실체가 없는 물괴의 존재로 민심을 흔들어 중종을 위협하려는 영의정의 계략과, 물괴인지 사람의 소행인지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는 윤겸의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지지만, 그것이 특별한 긴장감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조정의 권력 다툼은 사극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고, 의문의 사건을 추적해 가는 윤겸의 모습에서는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익숙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영화의 몰입도는 점점 떨어진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지루함을 느낄 찰나에 기다리던 주인공 '물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탄생한 물괴의 모습은 상상 그 이상이다.

온 몸이 고름으로 차 있는 괴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물괴는 컴퓨터 그래픽이지만,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표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제작진은 물괴를 형상화하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했다.

영화를 제작한 정태원 대표는 "물괴의 형상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 전설의 동물인 해태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나온 게 지금의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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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는 관객에게 긴장감과 공포감을 안기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성을 누비며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모습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존재하지 않는 물괴와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배우들은 블루스크린에서 보이지 않는 물괴를 상상하며 연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지만,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완벽한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윤겸 역을 맡은 김명민은 믿고 보는 배우답게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극 전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가고, 김인권은 감초 역할로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반면 이번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이혜리의 연기는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지만, 아직은 부족한 발성과 대사톤 등이 아쉬움을 남겼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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