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가판대 버젓이 광고 '대범해진 아이코스'

정부 유해성 발표 반박 홍보물, 청소년 무방비 노출

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8-09-0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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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필립모리스 담배 과장광고 (3)
한국필립모리스가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를 편의점에서 광고하면서 일반 담배보다 유해성분이 90% 낮고 고체 초미세먼지 입자가 없다는 문구를 내걸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KT&G는 '릴'을 이미지 광고판만 게재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건강위해도 감소 등 내걸어도 학교반경 50m 제재법 국회 표류
자주 노출되면 흡연 시작할 확률 78% 증가… 처벌 규정 시급


'담배 없는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정부의 정책과 달리 법 강화는 지지부진하면서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 광고는 더욱 대범해지고 있다.

일반 담배처럼 유해하다는 정부의 발표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문구의 광고를 편의점 등 담배 가판대에 버젓이 게시해 판매를 부추기고 있지만, 처벌할 수 있도록 발의된 관련 법은 수년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5일 수원의 한 초등학교 바로 옆 편의점. 담배 가판대 위에 '유해성분 90% 감소·고체 초미세먼지 입자 없음'이라는 아이코스의 광고가 크게 걸려 있다.

아이코스로 전환하는 게 일반 담배를 지속하는 것보다 건강상의 위해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7월부터 아이코스를 선전하기 위해 담배 가판대의 광고판을 이 같은 내용으로 교체하고 있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담배보다 타르 함유량이 높게 검출됐다고 발표하는 등 유해성 논란이 일자, 이를 반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상 담배 광고는 잡지와 담배 소매점밖에 할 수 없어, 판매량이 가장 높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반박 광고'를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편의점의 경우 청소년 등도 자주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에 담배 광고에 노출될 시 흡연 조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발표한 '편의점 담배광고 및 진열 노출이 회상과 충동구매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보면 고객 8명 중 1명이 담배 광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적이 있다. 비흡연자의 1.9%도 충동구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흡연하지 않는 청소년이 담배 소매점을 자주 방문해 광고에 노출되면 흡연을 시작할 확률이 78%나 증가한다는 연구 자료도 있다.

하지만 규정은 외부에 해당 광고물이 보이면 안 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지만 담배 제조사가 아닌 판매점 책임이다.

게다가 학교 반경 50m 내 편의점이나 소매점에서 담배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은 국회에 묶여 있는 상태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자사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해성 논란을 반박하는 담배 광고를 해도 현재로서는 어떠한 제재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없는 것으로 안다. 그간 강조해 왔던 같은 내용을 광고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처벌 등 법적 규정이 없어 내부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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