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징벌적 자동차 리콜 개선안 발표… 결함 은폐·늑장 리콜 땐 매출액 3% 과징금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9-06 11: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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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차량 화재사고로 논란을 빚고 있는 BMW 디젤 엔진 리콜(결함 시정)이 시작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BMW 공식서비스 센터가 리콜과 안전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BMW코리아는 이번 리콜에서 주행 중 엔진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와 밸브를 개선 부품으로 교체하고 EGR 파이프를 청소(클리닝)할 예정이다. 리콜 대상은 2011∼2016년 사이 생산된 520d 등 42개 디젤 차종 10만6천317대다./연합뉴스

'BMW 차량 화재 사태'에 의해 집중 조명된 자동차 제작 결함을 은폐·축소하거나 '늑장리콜' 사실이 드러난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정부가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특히 제작 결함으로 중대 피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 한도가 현재 '손해액의 3배 이내'에서 '손해액의 5배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동차 리콜 대응체계 혁신방안'을 확정하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를 공개했다.

이 혁신안에는 정부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 제작사에 부과하는 과태료는 현재 건당 100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증가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BMW 차량의 잇딴 화재로 국민 불안이 높아지는 데도 강제조사 등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짐에 따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번 리콜제도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자동차 제작사에 대한 법적 책임이 대폭 강화된다.

제작사가 제작 결함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거나 축소하는 경우 과징금을 매길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고 매출액의 3%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벌칙 규정에 불과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늑장리콜'이 드러날 경우 부과하는 과징금도 현재 매출액의 1%에서 3%로 상향한다.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의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출액의 3%는 큰 액수에 해당한다.

BMW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조6천337억 원, 판매 대수는 총 5만9천624대에 달한다.

이번 화재 사태로 리콜 대상이 된 BMW 차량이 10만6천317대인 점을 고려하면 매출액의 1%는 650억 원, 3%는 1천950억 원에 이른다. 3%의 과징금 처분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제작사의 자료제출 의무도 강화된다.

정부가 차량의 결함 징후를 파악해 조사를 진행하면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BMW는 앞서 화재 원인조사를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요구한 자료제출 요청을 2차례 거절한 바 있다.

현행법상 국토부가 리콜 조사를 지시하기 전에는 공단의 자료제출 요구는 의무사항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제작사 입장에서 불리할 수 있는 민감한 자료를 낼 이유가 없다.

리콜 조사 지시 후에도 정한 시한까지 자료를 내지 않으면 1건당 100만 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향후 조사 지시 전후를 떠나 모든 단계에서 자료제출을 하지 않으면 1건당 1천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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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자동차 리콜 대응체계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가 부실하면 1건당 500만 원, 시한보다 늦게 제출하면 1차(300만 원)·2차(500만 원)·3차(1천만 원)에 걸쳐 단계적으로 부과되는 과태료가 상향된다.

특히 화재 빈발 등 특정 조건에서 차량 결함이 의심될 경우 이상 유무를 제작자가 정한 기한 내 소명하지 않으면, 해당 차종은 결함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 정부가 강제 리콜한다.

자발적 리콜의 경우에도 소비자 불만이나, 결함 원인에 대한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 적정성 조사를 거쳐 결함 원인을 다시 가려낸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역시 강화된다.

제작사가 결함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신체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현재 배상 한도는 손해액의 3배 이내로 제한돼 있지만, 이를 손해액의 5배 이상으로 상향하도록 조치한다.

배상 한도 증액은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등과 협의를 통해 이달까지 법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차량의 제작 결함이나 손해와 관련한 인과관계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부조리한 현실이 개선된다. 정부가 차량 결함조사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한다.

리콜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리콜 개시 후 6개월∼1년이 지나도록 차량 소유자의 리콜 참여가 저조할 경우 제작사가 리콜 사실을 다시 우편, 문자, 신문공고를 통해 계속 알림으로써 결함 차량이 도로를 달리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챙기게 한다는 방침이다.

차량 결함과 관련한 정부의 협업 체계도 손본다. 국토부(안전)와 환경부(배기가스)는 리콜 조사 착수에서 결정 단계까지 관련 자료를 상호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하 전문기관 간 기술 교류가 상시로 이뤄지도록 한다.

여기에 화재나 중대 교통사고의 원인이 차량 결함에 의한 것은 아닌지 소방·경찰과 공동조사하고, 관련 통계나 정보를 공유하는 기반을 갖춘다.

화재 차량의 경우 보상을 전제로 차량과 부품을 확보해 화재 원인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매년 2천만건 가까이 생산되는 차량 결함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종합분석시스템을 구축, 정부 유관 기관이 함께 공유토록 하면서, 자동차 결함 관련 조사를 맡은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위상도 강화한다.

당장 내년 예산으로 차량·부품 확보와 인력 보강에 필요한 22억원을 확보해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차량 결함 관련 자료 분석, 현장조사, 제작결함조사 등이 가능한 수준으로 조직을 정비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리콜제도 개선에 대해 전문가, 국회, 언론 등에서 제기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며 "관련법 개정, 관계부처 협업체계 구축 등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 자동차 리콜제도가 국민에게 신뢰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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