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영선수 몰카' 사건, 항소심 과정서 새 몰카영상 등장해 판결 영향 전망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9-06 18: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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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자 수영 국가대표가 여자 선수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이른바 '수영선수 몰카' 사건을 놓고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항소심인 2심 재판에서 검찰이 새로운 몰카영상을 증거로 내놓아 결과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수원지법 형사6부(김익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수영 국가대표 출신 정모(26) 피고인을 비롯한 5명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13분 38초 분량의 동영상이 담긴 CD 1장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CD의 동영상은 최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정 피고인과 최모(28) 피고인이 지난 2013년 충북 진천선수촌의 여자 수영선수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했다.

이 영상에는 몰카를 설치한 피고인 1명과 복수의 여자 선수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서는 피고인 1명이 몰카 설치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잠깐 나타나 신원이 확인되지만, 여자 선수들은 뒷모습만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심 재판은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1심 재판에서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반정모 판사는 "정 피고인이 자백했지만, 자백보강법칙에 따라 자백을 보강할 추가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다른 증거가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자백보강법칙은 자백 외에 다른 보강증거가 없으면 자백한 피고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

검찰의 항소로 진행된 2심 역시 검찰이 별다른 추가증거를 내놓지 못해 1심과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갔고 재판부는 지난달 재판을 마무리하고 선고기일까지 잡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검찰이 증거를 추가로 내겠다며 선고를 미뤄달라고 요청, 지난 4일 문제의 영상이 담긴 CD를 증거로 제출한 것.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낸 증거를 검토하기 위해 재판 선고 일정을 취소하고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 피고인 등의 변호인들은 다음 재판일까지 영상을 확인한 뒤 증거 동의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추후 재판에선 이 영상을 범행 증거로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되며, 그 결과에 따라 1심과 2심의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검찰은 최근 한 언론사가 제보자로부터 입수해 검찰에 제공한 다른 영상에 대해서도 증거제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영상 또한 진천선수촌으로 추정되는 곳의 탈의실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검찰은 영상에 대해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증거제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8월 정 피고인이 자신의 노트북에 있는 몰래카메라 영상을 지인에게 보여줬다가 지인이 이 사실을 수사기관에 전하면서 시작됐다.

사건 당시 대한체육회가 선수촌에 대한 몰래카메라 점검을 하는 등 대대적인 진상조사를 벌이는 한편,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수단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일부 선수가 영구제명되는 등 파문이 일었다.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정 피고인의 노트북과 휴대폰을 압수해 디지털 증거분석을 통한 복구 작업을 한 달 가까이 했지만, 영상을 복구해내지 못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영상 확보에 실패해 피해자도 특정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정 피고인의 자백 등을 근거로 2009∼2013년 6차례에 걸쳐 경기도의 한 체육고교와 진천선수촌의 여자 수영선수 탈의실에 만년필 형태의 몰래카메라를 선반 위에 올려놓는 수법으로 여자 선수들의 탈의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지난 2016년 11월 정 피고인을 불구속기소 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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