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기관 지방 이전 '수도권 소멸'은 어찌할건가

경인일보

발행일 2018-09-07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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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공포에 휩싸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수도권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 이전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추가 이전을 언급한 공공기관은 122개에 달한다. 이미 이전했거나 지정해제된 공공기관 6곳을 빼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중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른 지방 이전 대상은 총 116개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18곳, 인천 3곳, 서울 95곳 등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경기·인천지역의 성장 잠재력과 정체성에 상상 이상의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성남시는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원자력안전재단,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분당구에만 7개 기관이 몰려있다. '수도권 역차별'의 부메랑은 인근 상권이 고스란히 받는다. 당장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물론 지역경제 전체에 악재가 될 것이 뻔하다. 이미 14개 부처가 떠난 과천시의 상권은 초토화됐다. 여기에 700여 명이 근무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세종 이전을 앞두고 있어 주민들은 삭발투쟁으로 저지하는 중이다.

인천은 또 어떤가. 한국폴리텍대학, 한국환경공단, 항공안전기술원 등 3개 기관이 이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관들이 사라진다면 항공·공항 산업분야에서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자부했던 인천은 정체성과 성장의 디딤돌을 한꺼번에 잃게 된다. 인천시가 구상하고 있는 항공정비(MRO)단지 조성, 드론산업 육성, 항공산업 교육훈련센터의 설립 계획이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122곳의 공공기관의 직원 수는 총 6만명에 달한다.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하고 생활패턴도 확 바꿔야 한다. 직원들은 "당장 가족들이 평일에는 생이별해야 할 판"이라고 볼멘소리다. 정신적, 정서적 충격이 대단할 것이다. 이전을 논하기 전에 '지방 근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됐는지 먼저 살펴본 것인지 의문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피곤한 수고'는 차치하더라도 업무처리의 비효율과 수도권에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 활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지방 소멸의 위기 해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 '수도권의 또 다른 소멸'은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150개의 공공기관을 이전했지만 과연 지방이 '혁신도시'가 되었는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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