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항 방역체계 '구멍'… 검역대 통과 4시간 만에 의심환자 확진

질병관리본부 "체온 정상, 호흡기 증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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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만에 발생한 8일 밤 환자 A씨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3년 만에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공항 검역단계에서 의심을 받지 않고 입국장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별다른 조치 없이 공항을 떠난 환자가 4∼5시간 만에 민간 병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며 정부의 메르스 검역체계가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16일부터 쿠웨이트로 출장을 떠났다가 이달 7일 귀국한 서울 거주 A(61)씨는 8일 오후 4시께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7일 오후 4시 51분에 인천공항에 입국한 A씨는 검역관에게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했다. 검역법에 따라 중동지역을 방문하고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귀국할 때 이 서류를 내야 한다.

A씨는 개인정보와 최근 21일 동안의 방문국가, 최근 21일 동안의 질병 증상을 기록하는 질문서를 제출하면서 설사는 10일 전에 있었으나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은 없다고 신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고막체온계로 측정했을 때 체온이 36.3도로 정상이고 호흡기 증상이 보이지 않자 A씨를 검역대에서 통과시켰다.

귀가 후에 발열 등의 메르스 증상이 생기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메르스 예방관리 리플릿을 전달하는 선에서 검역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A씨가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된 시간은 당일 오후 10시 34분으로 공항을 벗어나 겨우 4시간 정도가 지난 후였다.

A씨는 메르스를 의심하기보다 설사 치료를 위해 공항을 나서자마자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했다고 밝혔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기에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탔고, 동승자들은 현재 메르스 환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택격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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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A씨와의 사전 전화 통화로 중동방문력을 확인했고, 처음부터 별도의 격리실로 안내해 진료했다. 이후 발열과 가래 및 폐렴 증상 확인 후 메르스 의심환자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수 시간 전 공항에서는 없었던 메르스 의심증상을 다수 관찰한 것으로 검역이 소홀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메르스의 주된 증상은 발열과 기침, 가래, 숨 가쁨 등 호흡기 증상이지만, 설사와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도 무시할 수 없다.

뿐만아니라 A씨는 쿠웨이트 방문 기간인 지난달 28일 설사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한 이력이 있었다. 메르스는 중동지역에서 낙타접촉 등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생하지만, 상당수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발생한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중동 여행객에 최대한 현지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진료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A씨는 의심환자로 분류된 후 국가지정격리병상이었던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확진을 받았다. 귀국한 지 만 하루 만에 메르스 확진을 받은 것이며,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검역단계에서 A씨를 놓치면서 밀접접촉자 범위는 검역관, 출입국심사관, 항공기 승무원, 탑승객에서 의료진, 가족, 택시기사 등으로 늘어났다.

다행히도 A씨가 일상생활로 복귀하기 전에 병원으로 직행하면서 지역사회 내 광범위한 2차 감염 우려는 크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확진 환자와 항공기에 동승한 모든 승객과 승무원에 대해 지역 보건소에서 최대 잠복기인 14일간 역학조사와 증상 모니터링을 하고, 증상이 있는 경우 의심환자에 준한 검사와 격리입원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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