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터 임대 내줬다 사업 지연… 수년도 못내다본 문화재 행정

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8-09-11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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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화성내 '하남지' 복원부지
2015년 부동산 매입후 레지던시로
문화예술인 '눈치' 발굴조사 못해
市 "대체공간 난항, 퇴거 늦어져"


수원시가 지난 2015년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내 일부 시설인 '남지(南池)·북지(北池)' 복원을 위해 개인 소유인 건물과 주차장 등을 매입한 뒤 일부 공간을 문화예술인들에게 내줬다(임대)가 현재까지 복원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애초부터 시가 복원을 위해 내주지 말았어야 할 공간을 별다른 대안도 없이 내줬다 사업을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수원 화성의 과거 연못인 남지와 북지를 복원하기로 결정하고, 하남지(下南池·3천456㎡)와 북지(1천296㎡)를 우선 문화재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중 하남지의 경우 89억원을 들여 지난 2016년 모든 건물 및 토지보상 절차를 완료했고, 북지 또한 현재까지 상당 부분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하남지의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상남지(上南池·2천304㎡) 터를 문화재 구역으로 추가 지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복원작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시는 하남지 지역의 매입을 완료한 지 3년 가까이 복원작업의 가장 기초 단계인 발굴 조사조차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발굴조사를 위해선 과거 매입해 놓은 건물부터 철거해야 하지만, 해당 건물이 현재 수원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이하 행궁동 레지던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신풍동에 위치한 행궁동 레지던시가 역사공원 조성 등을 이유로 철거되면서 마침 시가 매입해 유휴공간이던 이곳이 대체 공간으로 낙점됐다.

문제는 이들의 입주 후 복원공사까지 덩달아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도 많다. 하남지 터 인근 한 주민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대상지 서민들은 법적 절차가 완료되기도 전에 쫓아내는 시가 문화예술인들 눈치만 보며 복원 사업을 추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 번 입주하고 나면 퇴거할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복원공사를 위해선 이들이 빨리 퇴거해야 하는 게 맞지만, 대체 공간이 마땅치 않아 현재까지 퇴거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행궁동 레지던시 관계자는 "매년 수원문화재단과 사용계약을 맺고, 건물을 사용해온 것"이라며 "현재 대체 공간을 물색 중이고, 내년 2월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퇴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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