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GM의 국내법인 일방 신설, 안돼… 가처분 신청"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9-11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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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GM이 우리나라에 R&D 신설법인을 신설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한국GM이 이 사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절차상의 가처분(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신청했다"며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제동을 걸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산업은행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한국GM의 주주총회의 개최 금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군산공장 폐쇄 당시와 같이 주총에서 신설법인 안건이 기습 처리 안되게 하겠다는 의지다.

이동걸 회장은 다만 "(이사회에) 구체적 안건으로 올라온 게 아니고, (한국에) 신설법인을 만들 수도 있다는 보고 차원이었다고 한다"며 "GM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확답을 받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사외이사 한 분이 신설법인의 구체적 내용, 기대되는 효과와 목적을 이사회에 올려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내용이 밝혀져야 찬성할지 반대할지 정하겠지만, (GM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기본협약에 위배된다"고 부연했다.

GM의 신설법인에 대해 한국GM 노동조합 등에선 '인력 구조조정 포석'이라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이 8천억 원을 투입한 만큼 GM측의 일방적인 움직임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한국GM의 정상화가 더디다는 지적에는 "GM과 합의한 게 10년에 걸친 투자와 신차 배정"이라며 "그 계획은 유효하다. 금호타이어도 마찬가지다. 정상화에 시동 건 게 불과 두세 달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시기가 이르다)"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기업 부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0여년 동안 전통적 제조업이 한계에 달했고, 부실화 징후가 많아서 재정비하고 구조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아 누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무수히 많은 부실 대기업을 지난 정부가 산업은행에 떠맡겨 누적된 문제를 임기 중 하나씩 풀어가겠다"며 "어떤 기업도 산업은행 밑에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해지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있다. 그런 기업이 독립심과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간담회에서 "부동산으로 돈 버는 나라에서는 혁신·창업 기업이 안 된다"며 "부동산에서 번 돈은 부동산으로 가지 혁신·창업 기업으로 안 간다"고 짚었다.

이 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에 제일 흔한 게 돈이다. 부동자금이 1천조 원이다. 그게 다 부동산에서 번 돈"이라며 "부동산 광풍이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대우건설에 대해 "예측보다 훨씬 빠른 변화가 나왔는데, 그게 남북 경제협력"이라며 "(경협이) 가시화하면 대우건설의 유용성이 굉장히 커진다. (매각이) 실패했던 가격의 두 배는 받아야 하지 않겠나. 주당 5천 원이 아닌 1만 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이 회장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선 "크고 넓고 위험해 한두 개 금융기관이 할 수 없고, 그러는 게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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