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사고 현장 실습船 '선장 갑질' 의혹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8-09-12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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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 탓 4일만에 하선" 학생 민원
선원들 주장 엇갈려 추가 조사키로
학생 절반이상 승선 관리강화 목청

인천해사고등학교 학생이 현장 실습을 위해 탄 상선의 선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매년 전체 현장실습 인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일반 상선에서 실습하고 있어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인천해사고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 A군은 지난달 5일 6개월 동안 해기사 실습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4천900t급 벌크 화물선에 승선했다가 4일 만에 하선했다.

A군은 학교 측에 "선장으로부터 폭언과 갑질을 당해 배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선장으로부터 땅에 떨어진 복숭아 조각을 주워 먹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또 선장에게 인사를 했는데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질책을 받았고, 다른 선원의 당직 일을 대신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민원을 제기했다.

A군은 학교 측에 우울과 불안 증세로 2개월 요양이 필요하다는 신경정신과 진단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A군이 탔던 선박의 선장과 선원들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인천해사고 측은 지난 7일 인천항에 입항한 해당 선박 선장과 선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양측 주장이 엇갈려 추가 조사를 벌인다는 입장이다.

해사고 관계자는 "선장과 선원들은 A군이 주장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진술했다"며 "해양수산부에 조사 결과와 해명서를 보냈고, A군은 치료가 마무리되면 다른 선박으로 옮겨 현장실습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군처럼 해사고 학생들이 실습 과정에서 선장이나 선원에게 인권 침해를 당하거나 상선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해사고 학생들이 4급 해기사 자격증을 따려면 1년 이상의 승선 경험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해사고 학생들은 2학년 1학기 때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선박에서 연수를 받고, 3학년 2학기 때 일반 상선과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배에 6개월 이상 승선한다.

올해에는 인천해사고 전체 현장실습 인원 114명 가운데 45명은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선박에 올랐고, 69명은 36개 선사 상선에서 현장실습을 받고 있다.

매년 3~4명의 학생이 승선을 포기한다고 인천해사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올해에도 A군을 포함한 2명이 배에서 내려 다른 배에서 현장실습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선내 생활을 점검하기 위해 취업 담당 교사와 담임교사가 직접 찾아가 살펴보고 있지만, 배 운항 일정상 전체 실습생을 모두 방문하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인천해사고 관계자는 "학생들이 일반 상선에 흩어져 실습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90억 원을 들여 실습선을 건조하고 있다"며 "2021년 실습선이 운영되기 시작하면 현장실습으로 인한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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