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블라인드 채용까지 '수도권 역차별'

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8-09-13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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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생 의무고용, 평가지표 영향… 공공기관 확대 추세
형평성 불만 경인지역 청년 "비수도권 가점 철폐" 청와대 청원도


최악의 청년고용 한파 속에 신규채용을 하는 공공기관들이 비수도권 대학생 의무 채용 비율을 늘리면서, 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역차별' 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학력·성별·나이 등과 관계없이 실력만으로 취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블라인드 채용'이 유독 비수도권 대학생 등 지역 인재 채용만큼은 예외로 규정하고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12일 기획재정,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들은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와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신규채용 인원의 일정 비율(최대 35%)을 비수도권 대학 출신 지원자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해당 법이 '노력해야 한다'며 지역 인재 채용을 강제하고 있진 않지만, 지역 인재 채용 비율 등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평가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비수도권 대학 출신들의 공공기관 입사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 올해부터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되면서 공공기관들은 이전하는 지역 소재 대학 출신자를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의무채용 비율을 18%로 정하고, 오는 2022년까지 이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구직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로 손꼽히는 공공기관 채용 과정에서 비수도권 대학 학생만을 배려하는 정책이 계속 강화되자, 수도권 대학 학생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모든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블라인드 채용에서도 지역 인재는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과 함께 '사회 형평적' 채용을 위해 관련 정보를 입사지원서에 기재할 수 있게 하면서 블라인드 채용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5일 한 청년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공기관 취업 비수도권 인재 가점 제도 철폐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블라인드 채용인데, 왜 수도권 대학이 아닌 것은 가려지지 않냐"며 "학벌 중심의 채용은 안되는데, 지방에서 대학을 나온 것은 왜 가점 대상이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지역 인재의 경우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법이 제정됐고, 법에 근거해 공공기관들이 일정 비율 이상 채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그래픽 참조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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