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역외탈세 근절 위해 의사·교수·연예인 93명 세무조사 착수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9-12 13: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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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세종시 국세청에서 김명준 조사국장이 국부유출 역외탈세 혐의자 세무조사 착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국제공조 강화에도 신종 역외탈세 수법이 나타나 조세회피처, 역외계좌,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한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93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국세청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려 세금을 탈루하는 역외탈세를 근절하기 위해 의사와 교수, 연예인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은 11일 구체적인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 65개와 개인 28명 등 총 93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명준 조사국장은 "조사 대상에는 의사·교수 등 사회 지도층이 다수 포함돼있다"며 "펀드매니저와 연예인도 일부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탈세 제보, 외환·무역·자본거래, 국가 간 금융정보 교환 자료, 해외 현지 정보 등을 종합 분석해 선정됐다.

특히 조세회피처인 케이만군도와 BVI(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부터 받은 금융 정보를 활용했다.

올해에는 금융 정보를 제공받는 국가가 스위스 등 78개국에서 98개국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조사 효율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국세청은 기대했다.

지금까지 역외탈세 조사는 대기업·대재산가 위주였지만, 이번에는 중견기업 사주 일가와 고소득 전문직도 포함·확대됐다.

역외탈세 자금의 원천이 국내 범죄 혐의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범죄 혐의와 관련된 내용은 정부 차원의 '해외 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해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탈세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단순 소득·재산 은닉에서 지주회사 제도 등을 악용해 탈세한 자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복잡해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에 유출한 자금을 은닉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금 세탁을 거쳐 국내로 재반입하거나 자녀에게 상속·증여하는 시도도 있다는 후문이다.

탈세 유형이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진화한 배경에는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조력이 있는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최근 국가 간 금융정보 교환 확대 등으로 국제 거래의 투명성 개선 조치가 강화되면서 역외탈세 행위도 감시망을 피해 정교해지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매년 역외탈세 규모도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이 적발한 역외탈세는 총 233건으로 추징액은 1조3천192억 원 상당이다.

지난 2012년에 비해 조사 건수는 31건, 추징세액은 4천900여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총 76건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 중 58건은 조사를 종결해 총 5천408억 원을 추징하는 성과를 냈다.

국세청은 국내 거주자가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법인이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과태료를 적극적으로 부과할 방침이다.

외국 과세당국과의 정보 교환 등을 통해 역외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끝까지 추적 조사하기로 했으며, 해외 신탁·펀드는 국가 간 금융정보 자동교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해외법인과의 이전가격 조작은 실질 내용에 따라 가격을 조정해 과세할 계획이다.

역외탈세 구조를 설계한 전문 조력자에 대한 정보 수집과 조사도 확대한다.

김명준 국장은 "과거에 조세회피처의 법인·펀드 등에 단순 은닉돼있던 자금이 최근에 합법적인 투자자산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며 "이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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