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도민의 날' 경기 정체성 확립 계기돼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9-1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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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8일 제1회 경기도민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지난해 말 경기도의회가 경기도민의 날 제정조례와 경기도 도민헌장조례를 통과시켰다. 기념일 선정 근거는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당시 고려의 수도인 개경과 그 주변 12개 군현을 묶어 '경기(京畿)'라는 지명을 남긴데서 비롯됐다. 1018년에서 10월 18일을 빌려온 셈인데, 첫 경기도민의 날은 경기천년의 날을 겸해 기념식과 각종 행사를 펼치기로 했으니 도민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

도는 첫 도민의 날을 맞아 지역 국회의원 전원과 31개 시장·군수를 비롯해 1천5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기념식을 준비중이다. 또 8개 분야의 우수 도민을 선정해 표창하는 한편 새로운 경기도 비전 선포식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정작 1천300만 경기도민 중 경기도민의 날이 제정된 사실을 알고 있는 도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문제는 경기도청 조차 경기도민의 날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도청 홈페이지 경기도 연혁 코너만 봐도 알 수 있다. 경기도 역사 연대기를 나열해놓은 연혁에는 눈을 씻고 봐도 1018이란 연대가 없다. 대신 '1029년 고려 제8대 현종왕때 양광도로 개칭되고 개성 및 부근 13현을 중앙의 직할로 하여 경기도라 칭하였음'이란 기록만 있다.

1018년을 경기정명의 해로 고증하기 위한 노력과 최근 몇년간 상당한 예산을 들여 경기천년 사업을 추진해 온 경기도가 정작 홈페이지 연대기 마저 모호하게 방치했으니, 경기도 정체성 회복의 일환인 경기도민의 날 제정, 경기천년의 날 기념행사의 취지가 무색하다. 도청 공무원들 조차도 경기도 정체성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같은 현실은 경기도 정체성을 어떻게 모색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출생지 거주인구 비율 하위 10곳 기초단체 중 9곳이 경기도 기초단체로, 소위 토박이 비율은 20% 남짓이었다. 이같은 도민 구성비율은 다른 도내 기초단체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 정체성은 모호한 과거지향 보다는 현재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정주여건을 개선해 도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공해 공동체 유지를 위한 이유와 가치를 공유할 때 새로운 경기도 정체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1회 경기도민의 날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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