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키 만큼 자라난 잡풀-연천군 청산면 초성리 초성초등학교 인근 미활용 군부대 폐시설물이 방치돼 잡풀만 무성한채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
폐막사·훈련장부지 수년간 방치
전곡읍·군남면 등 73만여㎡ 달해
접근 어려워 해충서식·절도사건
'남북해빙' 맞춘 개발·보전 시급
접경지역인 연천군 내 군(軍) 폐막사 및 훈련장 부지 등 73만여㎡가 수년 동안 흉물로 방치되고 있어 연천군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남북 군사합의서' 등에 따라 오는 10월 1일부터 DMZ(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판문점 지뢰제거, 11월 1일부터 MDL(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서 일체 적대행위 중지, 12월말까지 GP시범 철수 등 일련의 남북 군사합의 이행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미래 지향적인 개발 및 보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연천군과 군(軍) 부대 등에 따르면 군부대 통·폐합과 이전 등으로 미활용 군 시설이 무단방치된 곳은 연천읍, 전곡읍, 군남면, 청산면, 신서면 내 부지 면적만 73만여㎡에 달한다.
이들 부대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자물쇠를 걸어 잠근 채 건물과 집기류 및 바닥 콘크리트 구조물 등은 폐허 상태로 남아 있다.
여기에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모기와 야생진드기, 들쥐 등 각종 해충 및 유해동물 서식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폐쇄된 청산면 초성리 초성초등학교 뒤 부대시설의 경우 잡풀이 우거져 모기 매체 전염병을 우려한 주민들이 직접 제초작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출입구가 막혀 접근이 어려운데다 작업 반경도 만만치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곡읍 양원리 소재 군 폐막사 인근에서는 민간인 절도행위까지 발생하면서 경찰이 범죄예방 홍보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군은 지난달 관할 군부대에 협조공문을 발송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어 올해 연천과 파주 등 접경지역에서 말라리아 발병 건수는 140여 건으로 이중 민간인의 경우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군 복무 중 추정 발생 건수는 50건을 넘겨 지난해 대비 55.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산면 초성1리 차상필(62) 이장은 "부대 인근으로 풀숲이 우거져 있어 말벌과 가을 모기까지 기승을 부려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폐시설에 대한 정비가 신속히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