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으로 경의선이 경유하는 경기도의 획기적 변화가 예고됐다. 경의선은 남쪽으로 경부선, 북쪽으로 중국횡단철도와 연결돼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철도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6일 파주 임진각에 설치된 이정표.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서해특구·개성공단, 경의선 연계
남북경협 생산·물류 중심지 부상
고속철, 장거리·대량 수송 '경쟁력'
中 동북부·러 블라디보스톡까지…
운송루트 개발 '하나의 생활권' 형성
남북 정상이 평양선언을 통해 합의한 '연내 경의선 복원 착공'으로 대륙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철도 구상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륙과 연결됐으나 분단으로 사실상 섬 나라처럼 지내왔던 한반도가 평화시대와 함께 철도를 통해 대륙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 한반도 철도 연결
=경의선은 서울부터 북한 신의주를 잇는 철도를 이르는 말이다. 분단으로 단절돼 현재는 서울~파주까지만 운행하고 있고, 파주 문산으로부터 개성까지는 철로가 복원됐지만 열차 운행은 하지 않고 있다.
분단 이전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북측 구간은 경의선, 남측 구간은 경부선이 종단하는 구조였다. 경의선이 복원돼 개성과 서울을 잇게 되면 서울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경부선과 연결돼 물류 운송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게 된다.
경의선은 또한 한반도 최북단 신의주에서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되고, 연내 착공이 합의된 동해선 남측구간은 한반도 동해축을 따라 러시아 하산을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이어진다.
서해와 동해의 2종류 간선철도가 남북을 잇는 철도의 대동맥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의선은 특히 서해경제공통특구와 맞물려 주목된다. 평양선언에서 합의된 서해경제공동특구는 인천 강화도와 북한 개성·해주, 경기 북부의 파주 등을 연결하는 경제 블록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서해경제공동특구는 기존의 개성공단과 연계돼 남북 경협의 생산 및 물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유라시아 철도의 기점으로 기능해 경기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유라시아 철도 연결
=한반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철도는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두 축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고속철도는 일반철도나 도로 운송에 비해 장거리 및 대량 수송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항공에 비해서는 800㎞ 이내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라시아 철도가 갖춰지면, 서울 기준 800㎞이내인 단둥·선양·창춘·다롄 등 중국 동북 지역과 북한 신의주를 기준으로 할 때 800㎞ 이내인 베이징과 하얼빈이 그 범위 내 지역이다. 북한 나진을 기준으로 하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까지가 경제성이 있는 운행범위로 들어온다.
유라시아 철도는 동북아의 근접 생활권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에서 중국 베이징까지 철로 1천400㎞가 갖춰지면, 250㎞/h의 고속철로 운행 시 6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중국 동북부 지역은 물론 중국의 중심부까지 하나의 생활권에 속하게 된다.
게다가 2016년 기준 전체 수출 물량 2억7천394만1천237t 중 99%에 해당하는 2억7천258만4천729t이 해상에 의존해 온 물류구조도 일부 육로 운송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에 치중한 수송 구조는 분단으로 육상 운송망 활용이 불가능한 현실 때문인 만큼, 행선지에 따라 철도와 도로의 육상 운송망을 이용하거나 항공을 결합하는 복합운송노선도 개발될 전망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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