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답답함' 체험하는 어린이-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일대에서 28~30일 열린 '2018 행복&화합 문화 한마당' 행사에서 한 어린이 참가자가 시각 장애인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
밴드 '어울림' 콘서트오프닝 장식
악보 없이 코드·주법 외워 연주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공연도
재활시설 제품전·인식개선 홍보
지난 29일 오후 5시 3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UN 광장에 설치된 특설 무대.
인천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주최하는 '2018 행복&화합 문화한마당' 콘서트의 오프닝을 장식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밴드 '어울림'이 수천 명의 관객 앞에 섰다.
악보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이들은 손과 귀의 감각에만 의지하며 멋진 합주를 선보였다. 이날 무대에 선 보컬과 기타, 베이스 주자는 앞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전맹, 드럼과 건반 주자는 약시다. 관객석에 앉은 비장애인들은 장애를 극복한 이들의 열정에 감탄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문화 축제 '2018 행복&화합 문화 한마당'이 28~30일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일대에서 열렸다. 장애인 밴드·오케스트라의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걷기대회로 꾸며진 이번 행사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29일 콘서트 첫 무대에서 감동을 선사한 어울림 밴드는 인천 서구에 위치한 큰솔장애인자립센터 산하의 큰솔소리빛문화예술센터에서 활동하는 시각장애인 밴드다.
이규일 센터장이 2016년 서구 연희동의 한 건물 지하실을 연습실로 꾸며 밴드를 구성했다. 밴드는 매주 토요일 모여 연습한다. 악기 연주자들은 악보 없이 음악을 듣고 직접 코드와 주법을 외워 연주하고, 작곡까지 한다.
어울림 밴드는 이번 콘서트에서 장애인의 삶과 희망을 얘기하는 자작곡 '나의 이야기'와 일탈을 꿈꾸며 만든 노래 '하루쯤은 놀자'를 불렀다. 또 대중에 널리 알려진 '제주도의 푸른 밤'을 불렀다.
어울림 밴드 운영을 지원하는 이규일 센터장은 "장애로 인해 사회적 편견과 좌절을 경험한 이들이 절망에서 빠져나와 음악이라는 세계 공통언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콘서트 무대에는 2012년 창단한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라온제나'도 올라 현악 4중주를 선보였다. '즐거운 우리'라는 뜻의 라온제나의 단원들은 매년 정기 연주회와 음악캠프 등을 통해 전문 연주자로서 실력을 키우고 있다.
이밖의 행사에서는 가수 인순이가 '거위의 꿈'을 불러 꿈을 향해 나아가는 장애인들을 응원했다. 성악가 김동규, 가수 이현우 등도 출연했다.
30일에는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벨리댄스팀, 장애인생활신문 방송댄스팀의 공연과 장애인 콜택시 탑승 체험, 시각장애인 건강 안마 체험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또 칫솔을 만드는 '핸인핸' 등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생산품 홍보·전시회장이 운영됐다. 장애인 학대 근절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됐다. 앞서 28일에는 장애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인천 문화·역사기행이 진행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차별 없는 화합이 주는 감동과 행복을 체감할 수 있는 행사였다"며 "행사의 기획부터 운영까지 인천 지역의 장애인, 비장애인 단체들이 함께 준비해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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