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처럼 사람들의 모임은 관찰해보면 그 모임에 소속된 사람들끼리 무언가 서로 비슷한 점이 있다. 정치판을 보면 선명하게 드러난다. 여당과 야당의 행태를 보면 대체로 일정한 사안에 대해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데 끼리끼리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동양의 고전에서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생각을 공유하고 비슷한 행위를 하는 원형을 자연계에서 찾는다. 동물도 물에 모여 사는 물고기들은 비늘이 있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은 날개가 있다. 이런 도리를 "솔개는 하늘을 날아다니고(鳶飛戾天) 물고기는 연못에서 헤엄치며 뛰고 있구나(魚躍于淵)!"하고 시로 읊조린다. 중용에서는 이런 도리는 모두 상하의 천지에 근본을 둔 것이라고 보았다.
주역에서는 끼리끼리 모여들고 따르며 감응하는 도리를 여러 가지 차원에서 구분해서 표현하였다. 사람이나 새나 물고기는 눈에 보이는 것들이지만 귀에 들리는 소리를 통해서도 이런 도리는 드러난다. 겨울철 동지(冬至)가 되면 음악에서 황종(黃鐘)이라는 율관이 상응하여 동지의 음률을 낸다. 이것이 해당부류의 소리가 감응하는 동성상응(同聲相應)이란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근저에는 기(氣)의 운동이 있으니 기(氣)의 운동이 상호 감응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기에 보고 듣는 현상계의 상호감응도 가능하다. 해당 부류가 기의 차원에서 상호 추구하는 것을 동기상구(同氣相求)라 한다. 본질적인 기(氣)가 다르면 드러나는 소리나 색이 다르고 다른 부류끼리 모여서 활동하니 자연 당파(黨派)가 생긴다. 그러니 당파끼리 매일 앙앙대며 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런 건 지나온 역사가 증명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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