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황당한 미래에셋대우 '제멋대로 거래' 시스템

미래에셋대우가 새로 도입한 증권 거래시스템의 오류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식이 계좌 소유주 의지와 상관없이 거래돼 고객에게 수백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하는 등 손해를 보게 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증권사는 새 시스템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고객도 일부 책임져야 한다는 어정쩡한 태도다. 금융감독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관련 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입장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증권 계좌에서 고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거래'가 이뤄진 건 지난주부터 감지됐다고 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매수 과정에서 계좌 자산이 축소·과장되는 등 오류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실제 지난 11일 한 투자자는 자신의 계정에서 해외주식이 멋대로 매수된 뒤 수백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해 수수료와 세금을 물었다고 신고했다. 이 투자자의 계정은 현금 자산만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수금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계정에서 제멋대로 주식이 사고 팔리는 피해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와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대우 측은 새로운 차세대 거래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운영중인데, 일부 투자자 현금 계정에서 미수금이 발생하는 등 이상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주식거래는 계약금 명목으로 증거금을 넣은 뒤 이틀 뒤 영업일에 잔금을 치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제멋대로' 거래에 따른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새 시스템이 어떤 이유로 오작동하는지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 대우는 그러나 시스템 오류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고객도 일부 책임지라는 태도여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 거래는 신용을 전제로 한다. 제멋대로 거래가 이뤄진 시스템 오류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중대 사안이다. 대우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완해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피해 고객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공지해 추가 피해와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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