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 전문가 크리스 피어스는 "앞으로 강화의 다양한 역사와 과거 여러 전쟁에 대한 정보가 국내외에 잘 알려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
영어검색 '강화' 정보 부실 지적
그림·사진전·콘서트 인상깊어
아픔 딛고 여러 이슈 관여해야
영국인이면서 중국사 전문가인 크리스 피어스는 "인천의 전쟁 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강화도의 전쟁 역사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혜의 요새'로 불렸던 강화도는 전란기 고려시대 수도이자 정묘호란 당시 인조가 피신했던 곳으로, 인천은 물론이고 한반도 전란 역사를 대표하는 지역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전시 수도' 수준으로 평가 절하되거나 국내외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크리스 피어스는 "우리는 전쟁 이후 평화를 논할 수 있는 것인데, '강화도'에 대해 영어로 검색을 하면 전쟁의 역사는 별로 없고 람사르 습지, 철새 도래지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강화의 다양한 역사와 과거 여러 전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평화를 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어스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 와서 한국의 일반 시민들이 갖고 있는 평화에 대한 염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피어스는 포럼의 부대행사로 펼쳐진 평화 그림전과 전쟁 관련 사진전, 평화 콘서트 등을 보고 나서 "학생이나 일반 시민들의 평화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은지 몰랐다"며 "김정은의 얼굴, 남북 경계선, 두 나라 수장이 손을 잡는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거나 사진을 기념한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대다수의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로 '불안', '분단', '전쟁'을 떠올린다고 했다.
피어스는 "영국에서는 아직도 한국이 공포스럽고 무서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의 분위기도 다른 나라의 이해관계가 많기 때문에 크게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인 점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평화 염원에 대해 정부 지도자들이 호응하고 역할을 한다면 충분히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2일 포럼에서 '만주의 조선 침략,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병자호란이 발발한 1636년 당시 조선이 청나라에 무방비했던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인천이 중심이 된 한반도 전쟁의 아픔을 평화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피어스는 "전쟁을 겪은 많은 도시들이 평화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다"며 "인천도 독일 베를린, 일본 나가사키와 같이 아픈 기억을 딛고 평화를 상징하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여러 평화 이슈에 참여하고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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