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향이 하반기 첫 정기연주회에서 드보르자크 작품을 선보인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제공 |
'가스파르… 국제 콩쿠르' 1위 강승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정치용 지휘
드보르자크 정서 들여다볼 대표작 선봬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서 내일 무대
수원시립교향악단이 하반기 첫 정기연주회에서 선보이는 음악은 '체코 음악의 아버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과 '교향곡 8번'은 체코 민족주의의 예술혼과 체코의 정서를 음표에 새기는 데 노력했던 그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1894년 가을, 드보르자크는 자신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인 첼로 협주곡을 쓰기 시작한다. 당시 미국 내셔널 음악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그는 유럽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된다.
거대한 도시 뉴욕, 그곳에서 접한 빅터 허버트의 첼로 협주곡 2번, 광활한 대륙의 대자연, 인디언들과 흑인들의 음악. 그가 미국에 체류하면서 접한 문화들은 이 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작품은 아프리카문화의 영향을 받은 미국 아프로-아메리칸 문화와 체코의 슬라브 문화의 만남이라는 의미있는 형식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작품을 쓸 무렵 그의 향수병은 극에 달했다. 고향 체코를 그리는 애틋함은 1악장의 서정적인 제2주제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데, 첼로와 호른이 주도하는 선율에서는 작곡가의 향수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첼로 강승민 |
2악장에서는 처형이자 첫사랑이었던 요세피나 코우니초바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이 곡을 작곡하던 시점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은 드보르자크는 충격 속에 작품에 몰두했다. 오보에와 바순이 그려내는 서정성에는 한 여인에 대한 추억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3악장은 귀향의 설렘과 기쁨을 그린다.
그가 이 곡에 착수한 것은 미국이었고, 마무리는 고향에서 했기 때문에 향수와 귀향의 즐거움이 작품의 흐름에 반영됐다.
두 번째 무대는 교향곡 8번이다. 1889년 작곡한 이 곡은 드보르자크의 민족적인 정서가 전면에 드러난 작품이다.
그는 프라하 서남쪽에 위치한 비소카라는 작은 산간지방에 별장을 짓고 이곳에서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했다. 자연에서 비롯한 보헤미안적인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곤 했는데, 여기서 작곡한 교향곡 8번에는 그의 풍요로운 정서가 투영됐다.
이 작품에서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려는 드보르자크의 의지와 변화도 읽을 수 있다.
전개부와 재현부를 연결해주는 형식, 단조로 시작하는 슈베르트풍의 서주 등이 그 예다. 또, 당대 거장들의 기법을 창조적으로 모방한 흔적도 보인다.
정치용 예술감독 |
2악장의 휴지부와 바이올린 파트의 역동적인 상승, 이와 대조적으로 일종의 장송 행진곡을 연상케 하는 장엄하고 무게있는 발전부와 금관이 주도하는 클라이맥스의 긴장감 등은 브루크너와 바그너의 양식을 잊지 않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교향곡 8번은 1890년 2월 프라하에서 드보르자크의 지휘로 초연됐다.
특유의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 때문에 그해 4월 런던 초연 공연 당시 '런던 타임즈'는 이 곡을 '전원 교향곡'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정치용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또한 한국인 최초로 가스파르 카사도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고,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첼리스트 강승민이 협연한다. 공연은 25일 오후 7시 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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