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문화아지트·(8)성남 수내동 '그림책NORi']그림책은 아이들책? 어른도 즐겨보는 '인식 변화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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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그림책NORi'의 내부 모습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어린이영화제서 확장성·콘텐츠화에 신선함 느껴 작업실 바꾸며 시작
다양한 프로그램·비영리단체 운영… 학부모, 나만의 작품 만들기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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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고 그림책을 손에 잡는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아마 아이가 생기면,그제서야 다시 그림책을 접하게 된다. 글과 그림이 적당한 비율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만화책이나 웹툰을 읽는 것은 거리감이 없지만, 그림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라는 인식이 강해 거리를 두게 된다.



여기, 그림책을 하나의 시각 예술로 전파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공간이 있다. 이지은 대표가 운영하는 성남시 수내동에 위치한 '그림책NORi'다.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나무가 우거진 골목길 위에 그림책NORi는 독특한 외형 덕에 금방 시선을 사로잡는다. 1층에는 다양한 국내외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이 진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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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그림책NORi'의 이지은 대표.

"아이를 키우면서 그림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어요. 저 역시 그림책은 아이들 책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으니까요. 서서히 그림책에 빠지게 되면서 그림책만이 가진 감성과 의미를 다시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아이가 아닌, 나를 위한 그림책을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죠."

이 대표가 공간을 열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14년 전 국내에서 열린 한 국제 어린이영화제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당시 영화관련 분야에서 일했던 이 대표는 행사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했다.

미국에서 그림책을 동영상으로 만들고, 여기에 유명 배우들이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그림책의 확장성과 콘텐츠화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함이었다.

"당시에 작업실이 있었는데, 혼자 쓰기 아까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책을 매개로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결심했고, 2009년 그림책NORi를 열게 됐어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가 쌓이고, 관계를 맺고 활동을 하면서 진짜 '공간'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이런 공간 안에 그림책을 활용한 콘텐츠가 하나씩 쌓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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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처음 공간을 열었을 때 이용자들 대부분은 아이가 있는 가족이었다.

그러나 아이를 따라 방문하던 학부모에게 변화가 생겼다.

이 대표와 어린 시절 한 번쯤 생각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또 나만의 그림책을 탄생시키면서 그림책을 새롭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그림책을 만드는 프로그램부터 기존 그림책 작가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그림책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 비영리단체인 '우당탕탕 예술노리단'을 만들었어요. 연출, 작가가 따로 없어요. 주로 이 곳을 찾는 분들이 공연 기획에 참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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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대표의 일상이 온통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림책이 동화책일 뿐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아이들이 보는 책, 책도 얇고, 그림만 있는데 가격은 비싼 것 같고 하는 편견들이 구입을 가로막죠. 문자 언어도 중요하지만, 저는 시각 언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각언어는 해석이 가장 중요한데, 그림책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가 있어요. 내가 어떤 기분에서 이 책을 봤느냐, 어느 장소에서 이 책을 봤느냐 등 감정과 상황에 따라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운 메시지를 얻을 수 있죠. 그게 그림책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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