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찾아서]안산 원곡동 인도네시아 식당 '와룽키타'

타국살이 고단함 달래는 '고향의 맛' 지킴이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8-10-29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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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룽키타 사테

닭고기·밥알 뒤섞인 나시고렝 혀끝에 남는 고소함
대표 메뉴 볶음국수 미고렝, 단-짠의 기막힌 조화
타협없는 '현지 레시피 고집' 한국인 입맛도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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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생각나, 견딜 수가 없는 고향의 맛!"

경기도 외국인 1번지 안산 원곡동 다문화거리를 10년째 지키는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식당 '와룽키타'(Warung Kita·한국어로 우리식당)는 한국인들에겐 '인니 맛의 전도사'로, 이역만리 고향을 떠나온 인니 국적 외국인들에겐 잠시나마 고단한 타국의 삶을 잊게 하는 '고향의 맛 지킴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나시고렝(Nasi Goreng)과 미고렝(Mi Goreng)이다. 와룽키타 나시고렝은 닭고기와 각종 채소를 넣고 인니 향신료와 함께 센불에 볶아내는 볶음밥이다.

큼직한 숟가락으로 한술 떠서 입 안에 넣으면 닭고기와 밥알이 뒤섞이며 혀끝엔 고소한 맛이, 머리 속엔 '아! 인도네시아 사람들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미고렝은 인니 사람들이 집에서 즐겨 먹는 볶음국수로 깐 새우와 청경채 등을 넣어 적당히 익힌 것이다. 만고불변 맛의 진리인 '단짠'(달콤하고 짠)의 정석이 와룽키타 미고렝이라고 할 수 있다.

사테 깜빙(Satay Cambing·양고기 꼬치)은 식사류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메뉴다. 대나무 꼬치에 양고기를 꽂고 달콤한 소스를 발라 구워낸 사태 깜빙의 향은 식탁에 놓이기 전부터 식욕을 자극한다.

세계 1위 음식으로 꼽히는 비프렌당(Beef Rendang·소고기 커리)도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 갈비찜과 유사한 비프렌당은 부드러운 육질의 소고기 사태와 인니 향신료와 소스, 코코넛밀크를 넣어 조린 것으로 흰쌀밥에 비벼 먹으면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된다.

와룽키타 나시고랭

후식으로는 인니 커피(인니 사람들은 고삐)와 코코넛 음료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 파는 커피는 흔히 마시는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향이 시큼하면서도 가벼워 이미 불러 있는 배를 가라앉히는 소화제처럼 작용한다.

코코넛 음료는 딸기우유 비슷한 맛이 나는데, 분명 코코넛 과육 알갱이가 들어있다.

지난 2005년 안산 시화공단에서 문을 연 와룽키타는 2008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와 햇수로 11년째를 맞았다. 주방장은 개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모두 인니 현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맡았다.

한국인 입맛에 타협하는 레시피 수정도 전혀 없었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한국인들과 원곡동 외국인들 모두 즐겨 찾는 음식점이 됐다.

지병천 와룽키타 대표는 "멀리서 한국 산업을 배우고 돕기 위해 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저렴한 값에 맛있는 고향의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서 식당을 열었는데, 한국 분들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신선하고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와룽키타: 안산 원곡본동 원본로 3, 031-508-1103, 나시고렝 7천원)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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