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싼 땅값에 발목잡힌 국공립 유치원 증설

경인일보

발행일 2018-11-09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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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취학률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당초 2022년 목표로 추진 중이던 국공립유치원 취학률 확대를 1년 앞당겨 2021년까지 매년 500개 이상 5년간 2천600개 학급을 신·증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 발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먼저 국공립 유치원 부지 확보가 그리 만만치가 않아서다. 교육부는 택지개발지구 내 유치원 설립의무 규정을 제대로 지키면 전국적으로 3천개 정도 늘어난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쉽지 않다. 관련법 미비로 공립 유치원을 건립할 땅 확보도 어려운데다, 부지가 확보됐더라도 비싼 땅값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가령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19년 3월 1일까지 공립유치원 264학급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지 확보가 어렵고 부지가 확보되더라도 비싼 땅값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내년 3월에 문을 여는 도내 국공립 유치원은 2곳(17학급), 병설 유치원은 고작 11곳(40학급)에 불과하다. 현행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상 '공공기관·지방공사 등이 개발사업을 할 경우 초·중·고등학교 용지를 무상으로 교육기관에 제공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유치원 부지는 해당 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7학급 짜리 소규모 유치원을 지으려고 해도 최소 2천㎡ 이상의 토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문제는 새로 국공립유치원이 들어서는 곳은 대부분 신규 원아가 유입되는 신도시로 땅값만 해도 수십억 원을 호가한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시흥시의 경우 배곧 신도시내에 5개의 공립 유치원 부지를 확보했음에도 수년째 공터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선교육지원청의 무사안일도 국공립 유치원 설치 지연에 한 몫하고 있다. 오산의 모 아파트의 경우에는 분양 당시 국공립유치원 부지를 확보해 교육청 허가도 받았지만, 주변에 사립유치원의 '압력'에 밀려 국공립유치원 설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져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시설 확충에 필요한 예산 소요액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비리 사립유치원 사태를 막기 위해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 '박용진 3법'의 처리도 급선무지만, 유치원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데 대한 교육 당국의 책임자 처벌도 반드시 뒤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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